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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에 대한 소고
2022년 03월 21일(월) 14:05
<화요세평>사회적 기업에 대한 소고
강창구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제조사팀장


2001년에 개봉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12세 소년 트레버가 어떻게 하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먼저 한 사람이 3명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 받은 사람은 각각 다른 3명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도움 받은 사람들이 선행 이어가기를 계속 실천한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답게 되리라 상상한 것이다.

그의 첫 도움주기 대상은 노숙자였다. 길거리에 누워있는 노숙자를 자기 집에 데려와 음식과 잠잘 곳을 제공한다. 처음으로 남에게 그것도 어린 소년으로부터 뜻밖의 친절을 받은 노숙자는 이일로 다시 삶의 희망을 갖게 되고 이후 취업에 성공한다. 이 영화는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가 쓴 소설 ‘pay it forward’가 원작이다. 소설이 발간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사회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동명의 재단이 설립되는 등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었다. 경쟁과 효율성 중심의 세상이지만 한편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은 늘 있었다.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최근 사회적 기업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발생한 불평등과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의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시작되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다. 사회적 기업가이자 교수로 유명한 릭 오브리 교수는 사회적 기업을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라는 유명한 한마디로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기업의 출발은 1997년 외환위기였다. 당시 급격히 늘어난 실직자들을 위해 정부가 공공근로와 자활 등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나 대부분 안정적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지역단위에서 자활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논의가 시작되었다. 여기에 정부가 자금 지원을 시작하면서 실업관련단체와 사회복지단체 등도 참여하였으며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후로는 전국의 사회적 기업 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법 제정 당시 55개에 불과한 사회적 기업 수가 2021년에는 3,000여 개로 크게 늘어났다.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가운데 장애인,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이 전체 근로자의 61%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래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 지역은 고령화율이 높아 인구소멸 위험이 높고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을 보면 2020년 기준 광주·전남의 재정자립도는 32.5%로 5개 광역권 중 최하위였다. 2021년말 기준 광주·전남 사회적 기업의 수는 308개로 전국의 약 10% 수준이다. 이는 지역의 경제규모인 GRDP 비중(6.2%, 2020년 기준)보다 높아 지역내 일자리 창출과 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향후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더 나아가 우리 지역의 특징인 청정한 자연환경과 문화·예술 등을 접목한 지역 밀착형 사회적 기업을 키워 간다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 삶의 질 향상 노력

코로나 전염병이 시작한 지 벌써 3년째 되었다.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물가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우리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원치 않게 취약계층으로 떨어진 이들을 잘 돌보는 것은 사회통합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얘기한 영화 속 소년 트레버는 이렇게 얘기했다. “사람들은 지켜보고 보살펴야 되요. 스스로는 못하니까요. 자전거를 고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트레버의 확고한 그 신념이 사회적 기업 육성 및 활성화 등을 통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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