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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어른으로서…
2022년 03월 16일(수) 08:14
<전매광장>미안하다 어른으로서…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판사 맞아? 그래도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교화 해야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심은석 판사의 첫 대사에 대한 주변의 말이다. 이 드라마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촉범소년 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로 여러 사건들을 다룬다.

요즘 티비 뉴스가 재미 없다며 드라마로 눈을 돌린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유명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소년심판이라는 드라마를 그냥 재미로만 보고 넘기기에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 깊다.

촉법소년 처벌 수위 논란

초등생 살인사건, 시험지 유출사건, 중학생 렌터카 절도 사망사건, 벽돌 투척 사망사건, 여고생 집단 성폭력 사건 등 너무도 끔찍한 사건들인데도 불구하고 범죄자들 나이는 미성년자에 해당한다. 극 중 재판을 받던 한 소년은 자신은 만 14세가 되지 않아 처벌 받을 수 없다며 웃어 보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촉법소년으로서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기에 처벌 수위를 놓고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소년 보호처분의 종류는, 10세 이상 청소년에게 6개월(6개월 연장가능) 보호자 등에 감호위탁 하는 1호부터,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장기 소년원에 송치 하는 10호까지로, 현행법상 14세 미만의 자는 범죄를 저질러도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이기에 처벌을 할 수 없다. 사실 성인보다 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 받지 않는 것은 촉법소년이기에 그렇다

촉법소년은 만 10세부터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적 책임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어떠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잔혹하고 끔찍한 10대 범죄의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이를 적용하면 중학교 3학년 까지 적용되지만 이에 대한 연령 적용이 13세 혹은 12세로 낮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또 만 10세 미만에 해당하는 범법소년은 소년보호재판과 보호처분, 형사처벌까지도 해당되지 않는 연령대라 볼 수 있다.

법원 2021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소년보호사건은 3만8590건으로, 중요 죄명별로 절도(1만 3,845명), 사기(4,160명), 폭력행위등 처벌 등에 관한법률(3,475명), 도로교통법(2,537명),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1,376명),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915명) 순이다.

이쯤에서 이 아이들의 환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가정환경이 어렵다고 학교와 사회로부터 방치되었다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환경은 범죄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학교와 사회로부터 방치나 무관심 등 여러 원인이 자리 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부모의 잦은 싸움과 폭력으로 가출하여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가출해 무리와 함께 절도 등을 이어가기도 하며, 가출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조건 만남을 하며 성착취를 당하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재혼한 아버지의 집에서 학대와 차별을 당하며 결국 가출하여 범죄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가출은 범죄의 시작일 수 있으며 생활비나 유흥비 마련을 위해 무리들과 어울려 다니며 절도와 사기 등 추가적인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소년범 키우는 사회 반성

그럼 누가 왜 이 아이들을 가정 밖으로 내 몰았을까? 형사미성년자 나이를 하향조정하거나 처벌을 강화하거나 소년범을 혐오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우리가 너무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 방식으로 아이들을 범죄자로 내 몰거나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범죄자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이들이고 범죄를 선택한 것도 아이들이지만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아이들이 왜 범죄에 이르게 됐는지 근본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모색해야 한다.

나이와 처벌 기준을 높여 엄벌하는 법 개정과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폭력의 무방비 상태에서 소년범이 증가하는 사회구조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소년범을 키우지는 않았는지, 그렇다면 심판의 대상은 누구인지. 판사는 말한다. “미안하다 어른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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