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대표적인 실학자 정약용은 그의 저서 경세유표에서 “서남쪽 바다에 별이나 바둑돌처럼 널려 있고 작고 큰 것이 서로 끼어 있어 그 수효가 대략 천 여 개다. 이것은 나라의 그윽한 울타리니 참으로 경영을 잘하면 장차 이름도 없는 물건이 물이 솟아나듯 산이 일어나 듯 할 것이다”며 섬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자원적 가치를 고려하여 섬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해도정책론’을 주장했다.

200여 년이 지난 2021년, 섬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살려 ‘가고 싶은 섬’으로 스타가 된 섬이 있다. 바로 신안의 퍼플섬, 반월박지도다.

반월박지도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 한국관광공사 지정 한국 관광 100선에 이어 2021 한국 관광의 별이 되었다. 또한 영국, 미국, 홍콩, 독일 등 세계적 언론에서 소개되며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이었던 반월박지도는 보라색 꽃이 피어나는 청도라지와 꿀풀이 많은 섬의 특색을 살려 섬에 보라색을 입히고, 라벤더와 아스타국화 등을 심어 사계절 보랏빛 꽃피는 퍼플섬이 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8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이제는 섬 주민과 여행자들이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생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색 살린 정책 주효

전남도는 2015년부터 20개의 가고 싶은 섬을 가꿔오고 있다. 섬 주민과 함께 섬 고유의 생태·문화 자원을 보존하고 되살리며, 섬마다의 특색을 살려 10개의 섬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숨겨진 보석 같은 전남의 섬들을 발굴해내는 일이다. 여수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보성 장도, 완도 생일도, 여수 손죽도, 신안 기점소악도 등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었다.

섬 주민들이 걷던 옛길과 당숲 등 섬 고유의 문화를 복원하고, 마을기업을 설립하여 마을 식당과 펜션 운영 등으로 섬 방문자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로컬푸드와 공정여행을 지향한다는 초기 목표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섬은 찾아 가기 힘들고, 고립된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섬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은 날씨가 궂으면 운항하지 못하고, 일반 교통수단보다 비싼 여객선 운임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선뜻 찾아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도는 섬 주민들의 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교통 취약지역인 섬을 지키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섬주민들이 1000원만 부담하면 여객선 생활구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1000원 여객선’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섬 방문객도 여객선 반값 운임 지원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여 점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환점 맞은 섬 발전

지난해 우리 도는 한국섬진흥원의 목포 유치,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국제행사 승인 등으로 대한민국 섬의 매력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섬이 우리 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섬은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해양영토를 지키는 전진 기지, 생태자원의 보고로 해양 산업과 관광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마중물이 되어 반월박지도를 세계적 관광지로 발전시킨 것처럼, 272개 전남의 유인도가 저마다의 특색을 살리고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우리 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