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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에 내려앉은 선계, 이곳은 ‘연화세상’

주말엔 섬 신안 하의면 섬 3곳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 ‘평화의 섬’
일제강점기 농지탈환 역사 고스란히
친환경쌀·전복·김양식 소득수준 높아

2022년 03월 03일(목) 17:04
신도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신안군 하의면은 물위에 연꽃이 떠있는 모습을 닮았다.

아시아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으로 ‘평화의 섬’이라 불린다. 유학자 초암 김연 선생을 배출한 고장이고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하의3도 농지탈환운동이 치열하게 이어진 역사 또한 깊다.

토지항쟁역사 기념관과 대통령 생가, 해양문화 체험공원, 덕봉강당, 얼굴바위, 아름다운 해안일주도로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도 으뜸이다.

세계평화공원과 김대중 모실길도 선보인다. 2,000여명의 주민들은 친환경쌀과 블루베리, 전복, 김 양식으로 소득이 늘어나 행복지수도 높다.

기회와 희망의 고장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유·무인도 58개소를 품은 어미섬으로 사람이 사는 작은 섬은 9개에 이른다. 하의도에 딸린 부속섬에서는 뛰어난 자연 경관을 맘껏 누릴 수 있다.

◇무공해 섬 ‘신도’

바다 가장자리를 차지한 김 양식장을 조심스럽게 지나면 ‘신도’다. 해안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섬은 독특하게 십자 모양이다.

179m의 안태산을 비롯해 산지는 기복이 크고 해안은 돌출한 곶과 깊숙한 만이 이어져 드나듦이 심하다. 해안절벽과 해안동굴이 발달했고 해식애는 절경을 이룬다. 마을을 제외한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다.

햇살이 섬으로 쏟아지니 그림이 따로 없다. 마을 앞 바다까지 들어 온 등대가 이색적이다. 길가에 내다 말린 어구가 흔하지만 가지런하다. 예쁘게 자리 잡은 신도교회는 기점, 소악도의 작은 예배당과 흡사하다.

300여년 동안 섬을 지켜온 팽나무에 기품이 스며들었다. 섬의 유일한 민박집으로 가는 안태골 오솔길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하다. 대나무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들이 옹골차다.

섬 중간 서쪽 해안을 낀 드넓은 신도해수욕장은 주민들의 자랑거리다.

해안선은 800m로 사람이 찾지 않아 깨끗하고 맑다. 해풍이 밀어올린 작고 고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진다. 켜켜이 놓인 크고 작은 바위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

썰물 때 앞에 보이는 무인도 ‘항도’와 이어진다. 섬들 사이로 정약전의 유배지, 우이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우이도를 향해 뉘엿뉘엿 지는 일몰은 일품이다. 신도는 ‘섶섬’으로 더 유명하다. 섶은 섶나무를 의미한다. 땔감으로 쓰이는 잎이 붙어 있는 잔가지를 일컫는데, 섬에는 소나무와 관목 등이 많다.

생물다양성도 풍부하다. 전체적으로 곰솔군락이 가장 넓게 분포하고 동백나무, 졸참나무의 활엽수림과 혼성해서 군락을 이뤘다.

소사나무, 까마귀쪽나무, 후박나무 군락도 퍼져있다.

멸종위기종인 매를 비롯한 조류와 도롱뇽, 도마뱀, 누룩뱀 등 양서파충류도 서식중이다. 야간에는 한국 고유종인 갈고리박가시, 날개물결무늬밤나방 등 육상 곤충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도 사람들은 큰산 아래 선착장을 중심으로 터를 잡았는데 지금은 50여명의 주민과 강아지 두 마리가 전부다.

비좁은 투박한 시골길에는 멋이 묻어난다. 아궁이마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지붕에는 무거운 돌멩이가 얹혔다. 주민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다. 대신 섬을 둘러싼 황금어장에서 어로 행위를 한다. 김 양식이 주 소득원으로 인근 바다에서는 제철을 맞아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대야도 전경

◇울창한 숲, 뛰어난 자연경관 품은 대야도

대야도는 하의도에서 서쪽으로 6km 떨어진 작은 섬이다. 당두항에서 섬사랑 15호를 타고 20여분을 가야 도착한다. 승객이 없는 섬은 배가 닿지 않고 만조와 간조에 따라 섬 정박 여부가 달라져 예약은 필수다.

이끼가 잔뜩 낀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작지만 아름다운 몽돌해수욕장이 방문객을 맞는다. 작고 편편한 모양을 한 몽돌이 길게 이어졌다. 돌이 구를 만큼 파도가 세지 않은 영향 탓이다.

작은 섬이지만 마을이 들어선 좁은 평지를 제외하고 꽤 큰 3개의 산이 에워쌓았다. 주민들이 큰 산으로 부르는 높은 봉우리의 해발 고도는 306m다. 이곳 역시 마을을 제외하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바다를 끼고 걷는 해안도로의 오른편으로 다양한 형태의 집들이 있다.
하의면 대야도 해수욕장

비탈길을 따라 10여분만 오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툭 터진 바다가 품안에 들어온다. 점점이 떠 있는 섬, 주상절리가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한다. 서쪽 해안에 있는 대야도 해수욕장은 모래 해안이 잘 발달했고 수심이 깊지 않다.

이른 아침인데도 해변에 발자국들이 움푹 패여 있다. 마을 사람들이 바위틈에서 굴, 조개, 따개비, 거북손을 따간 흔적이다. 널찍한 바위에는 밀려온 미역이나 해초류를 말리기도 한다.

산길에 놓인 특별관리 유해 야생동물 포획 틀 안의 고구마가 눈길을 끈다. 산봉우리가 높고 계곡이 깊어 멧돼지의 개체수가 급속히 늘었다고 한다.

마을 앞 도랑까지 내려와 목욕을 할 정도로 과감성을 보인다는 게 주민의 귀띔이다. 집집마다 낯선 이를 향해 짖는 견공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마을 안 골목길은 견고하게 쌓여진 돌담이 대부분이다. 작은 섬에서 보기 드물게 100여년이 넘은 한옥이 잘 보존돼 있다.
하의면 대야도 부처손

대야도 인근의 바다에서는 전복양식이 한창이다. 대야도를 비롯한 하의도에서 생산되는 전복의 맛과 영양은 탁월하다. 갯벌이 발달한 얕은 바다와 깊은 바다가 공존해 적조가 발생하지 않아 전복양식의 최적지다.

다시마를 충분히 먹여서 키워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복 양식 어가들은 겨울에 치패를 양식장에 뿌리고 3년 가량 키워 채취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흰색, 검정색, 노란색, 주홍색을 한 부표의 흥미로운 행진은 제조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마는 100여m의 굵은 줄을 부표에 매단 후 2월께 다시마 포자가 붙은 가는 줄을 굵은 줄에 감아서 키운다.

전복의 성장이 빠른 봄과 가을에는 일주일에 한번, 여름에는 보름에 한번 이상 다시마를 듬뿍 준다. 하의도의 다시마 양식장이 전복 양식장 보다 10배 이상 넓은 이유다.

능산도 전경

◇어족 자원 풍부한 ‘능산도’

하의도 당두항에서 400여m 떨어진 능산도는 신안군 공영여객선 슬로시티 3호로 2~3분이면 닿는다. 선착장에서 몇 걸음 뗀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표지석에 ‘능산1구(능산도)’라 쓰여 있다.

늠매라고 부르다가 산 중턱에 있는 마을이라 해 ‘능산’이라 부르게 된 마을 유래도 함께 새겼다. 섬의 크기에 비해 마을은 다소 작은 편으로 조용한 섬이다.

작은 마늘밭을 따라 걸으면 꽃이 그려진 담장을 만난다. 폐가가 간혹 눈에 띄지만 사람이 사는 집은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능산보건진료소

능산도보건진료소는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어르신들은 약을 받고 물리치료와 찜질을 하며 인사를 건넨다. 물 사정이 좋지 않아 하의도에서 550m의 해저관로를 통해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해안가로 발길을 돌리니 섬과 섬 사이에 다시마와 전복양식장이 즐비하다. 바닷가에서 노닐던 청둥오리 떼가 인기척에 소스라치게 놀라 내달음 친다. 곶과 곶을 제방으로 막아 염전을 일구고 논농사를 짓고 있다.

쌀, 보리, 콩, 마늘, 참깨와 청정 바다에서 걷어 올리는 미역, 굴은 특산품이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으로 묵어진 논은 적잖은 씁쓸함을 느낀다. 연안 일대는 산란기인 봄과 여름에 제주난류의 북상에 따라 많은 어족들이 모여든다.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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