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간, 그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아우라가 있어.”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을 보고 난 후, 이를 보고 느낀 감정 또는 감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여기서 쓰인 ‘아우라’는 어느 인물 또는 물체에서 발산되는 분위기 또는 에너지를 가르키는 단어로, 단순한 수사(修辭)로서만 쓰인다.

그러나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이 ‘아우라’를 학문적으로 접근했고, ‘아우라’의 뜻을 예술 작품에 어린 기묘한 분위기나 경외심, 권위 등으로 정의했다. 벤야민은 예술의 희소성과 고유성을 통해 그 작품의 ‘아우라’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자신의 작업실을 공장인 ‘팩토리’라 부르며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팝아트 작품을 대량으로 제조한 앤디워홀을 시작으로, 자기 자신을 복제 및 대량생산이 가능토록 한 대중문화는 곧 아우라의 소멸을 불러왔다. 무한한 복제가 가능한 대중문화의 경우, 원본이라는 개념이 없기에 그 예술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성 또한 소멸되는 탓이다.

그러나 최근 ‘대체 불가능한 토큰’인 NFT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 문화예술이 가진 ‘아우라’에 대한 논의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예술이나 콘텐츠는 무한한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아우라가 소멸하기에 이르렀지만, 이에 NFT를 적용한다면 그 아우라는 다시금 실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NFT를 적용한 순간부터 해당 예술작품에 대한 거래 이력과 소유주에 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면서 원본과 복제품의 구분도 가능해져서다.

하지만 원본과 복제품의 구분만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어떤 한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보존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단 하나의 작품만이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는 벤야민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사회도 그렇듯, 예술도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따라 변모하며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예술로 평가받지 못한 시도들이 인정받고 있는 지금, 어쩌면 역설적으로 작품의 아우라는 다른 방식으로도 계속 유지되며 그 힘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술이 가진 아우라는 원본과 복제품을 구분하는 NFT 때문이 아닌 작품 속에 영원히 실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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