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오지현 기자]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무등산을 노래한 시집 ‘오늘, 우리들의 무등은-시로 읽는 무등산’이 출간됐다.

오월문예연구소가 기획하고 문학들이 발행한 이번 시집은 무등산에 대한 시 총 69편이 수록됐다. 참여 작가는 작고한 고정희, 김남주, 김만옥, 문병란, 박봉우, 범대순, 이성부, 조태일, 최하림 시인과 강인한, 곽재구, 김준태, 김희수, 나해철, 문순태, 박두규, 염창권, 이대흠, 임동확, 최두석 시인 등 총 69명이다.

책은 ‘무등산의 봄’, ‘무등에 올라’, ‘무등의 사람들’, ‘무등을 향하는 연가’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많은 이들에게 각각 다르게 느낀 무등산의 역사와 인물,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번 시집의 편집을 맡은 나종영, 조성국 시인은 “구전이나 기록을 통해 알려진 것은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연일지라도 그것이 무등산과 관련된 우리의 근현대사거나 그것을 토대로 창작된 시라면 모두 게재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은 멀게는 일제강점기와 분단, 6·25 동족상잔에서부터 가깝게는 군부독재와 5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그 간난고초의 역사가 산등선 굽이굽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시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그려진 무등산을 읽고 있자면 무등산이 안고 있는 세월과 역사,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던 많은 이들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1969년 월간 시 전문지 ‘시인’을 창간하고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창립한 조태일 시인은 무등산을 “착함과 용맹, 부끄럼을 가르쳐주는 어머니 같은 산”이라고 명명하며 “무등산이 ‘어머니 산’이라는 것은 무등산 아래 사는 사람보다는 고향을 떠나본 사람이 더 잘 알리라”고 말했다. 조 시인의 말처럼 무등산은 황지우, 박선욱, 이상인, 박몽구 등 많은 시인의 어머니 산이 돼 왔다.

자신의 발아래 광주가 견뎌온 현대사의 질곡을 묵묵히 바라보며 아직까지도 그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무등산. 그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등산을 쳐다보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아무리 산에 관심이 없는 이라고 할지라도 광주 시민들에게 무등산은 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상징이다.

기존의 구전과 사료로 접해 잘 다가오지 않는 무등산의 역사와는 달리 많은 시인이 역사에 걸쳐 느낀 무등산에 대한 여러 경험과 감정을 다양한 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무등산 서석대/광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