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오지현 기자]장경화 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이 23명의 민중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오월의 미학 2: 서슬에 새겨진 평화’를 발간했다.

전작 ‘오월의 미학1 : 뜨거운 가슴이 여는 새벽’이 출간된 지 10년 만에 나온 책이다.

1권은 30명 민중화가의 작품을 통해 민중미술의 탄생과 발전, 경향과 의미를 소개했다면 2권은 23인의 예술 세계를 모티브로 일반인들도 민중미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뒀다.

민중미술은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 유신체제 종말과 신군부가 득세하는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함께 태동한 사회 변혁·비판을 위한 미술 운동을 말한다. 젊은 작가들은 미술의 사회적 참여를 요구하며 소집단을 결성해 활동했고, 이에 따른 문제의식과 활동방식 또한 다양해져 민중미술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퍼져나갔다. 초반 사회와 정치에 국한됐던 민중미술은 생명과 환경, 인권에 이르기까지 인간사회의 여러 문제를 예술에 녹여왔다.

임남진 작 ‘떠도는 넋들을 위하여’ 부분

이 책 또한 광주항쟁 당시의 기억에서 태동한 미술작품들을 위주로 민중미술의 발전을 다루며, 지금은 우리 화단의 거목이 된 작가 23인을 조명한다. 작가는 ‘역사의 새벽이 부르는 기운’, ‘하늘이 품은 대지의 바람’, ‘서슬에 새겨진 평화의 여백’, ‘출렁이는 5월 갈묏빛 능선’ 등 주제에 따라 작가들을 분류,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의 이념을 뛰어넘는 작가들을 책 속에 담아냈다.

민중미술은 사실 대중들에게는 무섭거나 왠지 거북하고 어려운 미술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 기존 미술들과는 다르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끔찍한 상황들이 작품에 노골적으로 묘사돼 있어서다. 그러나 저자는 “민중미술처럼 건강하게 우리 민족의 정서와 시대 상황을 기반으로 자생, 시대의 정당성을 외치며 진정한 현대성을 확보해온 예술형식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 책이 민중미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희원 작 ‘가난한 사람들’

한편 저자 장경화 문학박사는 1958년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1992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임용돼 제1회(1995), 제2회(1997) 광주비엔날레에서 근무했다. 2000년 뉴욕 파견근무를 했고 록펠로우재단(A·C·C)의 연구기금을 수상했으며, 2001년 귀국해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으로 전시과장, 학예연구실장, 분관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정년퇴임했다. 이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주요 전시기획으로는 중국현대미술전-붉은대륙 중화(2002, 광주시립미술관), East Wind(2003, 뉴욕퀸스미술관) 등 50여 회가 있다. 정 작가는 뉴욕 파슨스스쿨의 특강과 전북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호남대학교, 경기대학교, 동신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에 출강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한국미술협회(평론분과), 한국큐레이터협회, 아시아미술문화학회, 한국문화예술포럼 대동문화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희원 작 ‘가난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