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MZ세대의 특성, 에코이스트
2022년 02월 07일(월) 13:14
<화요세평> MZ세대의 특성, 에코이스트
김명화 교육학박사·작가


귀 쫑긋 세우게 되는 명절 전날의 풍경. “전을 부치면서 어머님의 하소연은 시작되는 거지. 오형제 손자 손녀들의 안부를 묻다 보면 하루해가 져. 할머니의 잔소리가 싫은 딸아이는 코로나가 반갑다고 하더라니까.” 벗은 전화로 설날 저녁 소식을 전한다. 벗은 큰 며느리다.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사리, 시금치, 도라지나물을 준비하고, 생선찜을 하고, 전을 부치다 보니 하루가 가네. 어머나, 또 저녁때가 되었네.” 하며 전화를 끊는다.

우리 가족 명절날, 서울에서 큰 조카가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버선말로 나가 큰 손주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아버지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조카의 입은 점점 다물어 진다. “왜 말이 없어.”, “요즘 애들은 그래요.” 라는 말도 버거워 가만히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주목 받는 것 싫어하는 성향

MZ세대의 에코이스트이의 특성이다. 20대 에코이스트는 첫째,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자신이 주목받는 것을 싫어한다. 예를 들어, 명절에 만나면 “너는 어느 직장에 다녀”, “결혼을 언제 할 거니?”, “직장생활은 할 만해.” 라는 질문을 싫어한다. 둘째, 문제가 생기면 내 탓부터 한다. 내가 문제가 있어서 안 좋은 상황이 생기는 것일까? 하며 자신을 자책한다. 셋째,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 스스로 높은 기준이 만들어 그에 도달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심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넷째, 남한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 공동체 생활에서 에티켓을 지키는 것을 중요시하므로 공공장소에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다섯 번째, 사람과의 갈등을 회피한다. 따라서 대가족 가족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싫어한다. 여섯째, 확신이 없는 언어 표현을 한다. 타인의 말에 “네 그런 것 같아요.” 라는 동의어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MZ세대, 에코이스트는 6가지 상황에 특성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고, MZ 세대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에 해당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경청과 공감능력이 좋은 에코이스트는 세대 간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손자 손녀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입을 다물어 버린 손자 손녀가 야속하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의 사랑은 관심이다. 하지만 에코이스트는 과도한 관심은 불편하기만 하다. 근대만 해도 대가족 제도에 살면서 부딪히고 정을 나누는 삶이었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개인의 취향과 자존감을 더 중시한다. 따라서 에코이스트는 유독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가족들의 시선이 반갑지 않다.

에코이스트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그리스 로마 신화로부터 출발한다. ‘에코’ 는 영어로 메아리라는 뜻으로 제우스의 아내 헤라에게 미움을 받아 ‘타인의 말밖에 따라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는 저주를 받는다. 헤라의 저주를 받은 요정 에코는 이후 짝사랑에 빠진다. 그 대상이 바로 나르키소스다. 평생 나르키소스만 바라보던 에코의 언어에서 파생된 에코이스트는 자기애 성인 인격 장애 나르키스트와는 반대되는 성향으로 경청과 공감을 잘하며 자신의 의견과 생각보다는 타인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특성이 있다.

에코이스트가 공감과 경청을 하는 이유는 일종의 방어기제라고 한다. 자신이 마음이 편하기 위해 스스로 경계를 둔다. 또한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싫어하고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으려고 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침묵의 언어에 귀 기울여야

현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 에코이스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에코이스트와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가능한 조금만 물어보고 최소한의 관심만 보여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직장생활에서 업무 외에 “오늘 퇴근하면 뭐 해”, “가족관계는” 등 사적인 질문은 피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업무 시 실수를 했을 시 질책보다는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격려가 필요하다.

‘왜 나는 칭찬이 불편할까?’ 에코이스트의 특성이다. ‘칭찬을 고래도 춤추게 한다.’ 는 책도 있는데 칭찬의 중요성을 아는 이는 에코이스트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에코이스트의 침묵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가족과 직장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 는 옛 말이 생각나는 안개 같은 계절 2월, 자신보다는 타인의 감정에 더 치중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는 에코이스트, 그들의 생존을 위한 침묵의 언어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