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Chamber music)은 고전음악의 한 형태로서, 전통적으로 궁궐의 방이나 큰 방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악기 그룹을 위해 작곡되었다. 보통 교향악단의 경우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와는 대조적으로 적은 수의 연주자가 참여하는 모든 연주형태를 챔버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독주(Solo) 기악 연주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실내악 특히 현악 4중주를 ‘합리적인 네 사람의 대화’라고 할 정도로 네 명의 연주자가 각자 주어진 역할을 통해 이상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이는 한 악기가 멜로디나 모티브를 ‘도입’하고, 이후 유사한 모티브를 다른 악기가 ‘응답’하는 ‘대화 패러다임’은 18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실내악 작곡의 역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또한 고전음악에서 실내악은 주로 집에서 아마추어 음악가들에 의해 연주되었고, 실내악 공연이 집에서 공연장으로 옮겨간 오늘날에도 많은 음악가와 대중들이 그들의 즐거움을 위해 실내악을 연주하고 있어 ‘친구의 음악’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18세기는 사회뿐만 아니라 음악과 예술의 전환기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이는 18세기 후반부터 약 100년 동안 계속된 산업혁명이 음악에 미친 영향으로 변화된음악가들의 창작형태와 서양음악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크리스토포리의 피아노 포르테

-귀족제도의 붕괴

18세기에 활동한 작곡가는 귀족의 고용인으로 그들이 작곡한 실내악은 귀족 연주자와 청중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하이든은 니콜라우스 1세의

고용인으로, 음악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바이튼(Baryton) 연주자였던 에스테르하지 왕자의 직원으로, 그들을 위한 많은 현악 3중주를 작곡했다. 또한, 모차르트는 첼리스트인 프로이센 왕 프레데릭 윌리엄 2세를 위해 현악 사중주를 세 편이나 썼고, 베토벤의 많은 현악사중주는 제2바이올린을 연주한 후원자 안드레이 라즈모프스키 백작과 함께 초연되었다. 보케리니 또한 스페인 왕을 위해 실내악 작품을 남겼다.

이후 귀족층의 쇠퇴와 유럽 전역의 새로운 사회 질서가 부상하면서 작곡가들은 점점 더 그들의 작품을 출판하고, 콘서트를 열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들은 종종 후원자를 위한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 콘서트는 홀을 대관하고, 공연에서 얻은 수입을 포함한다. 작곡가들은 점점 더, 부유한 후원자들뿐만 아니라 돈을 지불하는 청중들을 위해 연주하는 전문적인 음악가들을 위해 실내악을 작곡했다.

전통적인 챔버 연주

-악기 구조의 발전

19세기 초에 현악기 제작자들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구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여 이러한 악기들이 더 풍부한 음색과 볼륨, 더 많은 에너지를 갖게 했다. 또한 이때 현악기의 활을 더 길게 만들어 새로운 활 기술을 가능하게 했다. 1820년, 스포어(Louis Spohr)는 보다 민첩한 테크닉을 위해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왼손의 움직임을 더 자유롭게 하는 턱 받침을 발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홀에서의 공연의 효과에 기여하였고, 실내악 작곡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법의 레퍼토리를 확대하였다.

바로크 시대에 걸쳐 하프시코드는 실내악에 사용되는 주요 악기 중 하나로 사용되었지만 악기의 볼륨이 작고, 악상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 실내악 연주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1700년대 초,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 1655~1731)에 의해 피아노포르테가 발명되었다. 하프시코드와 달리 피아노포르테는 연주자가 건반을 얼마나 세게 또는 유연하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부드럽고, 큰 울림을 지니고, 역동성과 날카로운 스포르찬도까지 표현할 수 있었다. 개

선된 피아노는 모차르트와 동시대의 작곡가들에 의해 많이 사용되었고, 특히 모차르트는 피아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실내 앙상블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챔버 연주

19세기에는 산업혁명에 의해 출판업이 발달됨에 따라 더 많은 음악가들과 대중에게 음악은 친밀하게 다가 갈 수 있었다. 이들의 관계는 실내 음악에 대한 소비

자의 욕구의 증가로 작곡가들은 점차 열린 시장에서 그들의 작품에 새로운 요소와 기법을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실내악 축제와 연주단체들이 발전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도 독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다양한 실내악 무대를 준비하고, 이들이 함께할 지역음악축제가 만들어져 실내악 공연을 즐길 수 있기를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