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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성인의 관점에서 판단하지 말아야
2022년 02월 03일(목) 09:11
<전매광장>학교교육, 성인의 관점에서 판단하지 말아야
김승호 (세한대학교 초빙교수)


지식과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적응하려면 사람들은 평생 동안 배워야 한다. 과거에는 일정 시기에 한번 배운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 달라졌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직무에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아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성인들은 초·중·고 시절처럼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서 내용을 학문적 위계에 따라 공부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인 학습능력을 높이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필요하고, 즉시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워야 한다.

성인들과 달리 학생들은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아동과 청소년들은 수백년 또는 수천년 동안 축적된 인류의 지식 중에서 기본적인 내용만을 정선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전문가인 교사로부터 짧은 의무교육 기간 동안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교육과 성인 대상의 평생교육은 그 내용과 방법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초·중등과 성인교육 차이

초·중등 학생들과 성인교육의 차이에 대하여 약 50년 전에 미국 보스턴대 노울즈(Knowles) 교수는 성인들의 교육적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당시 교육학의 주류였던 아동교육학(pedagogy)과 전혀 다른 성인교육학(andragogy)을 제안했다. 그는 교사주도 교육, 미래에 유용한 지식들을 정리한 교과서, 지식 전수를 위한 교사의 설명식 수업을 강조하는 아동교육과는 달리 성인교육은 자기주도 학습, 실생활 과제 해결에 필요한 내용, 경험을 활용한 토론이나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초·중등 학교교육과 성인교육을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인인 자신의 관점으로 학교교육의 방향이나 방법에 대하여 비판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사주도의 지식교육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으로 아동교육보다 성인교육 방식을 더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그들은 학교에서 교과서 위주의 지식교육보다는 노동자 권리, 생활법률, 안전기술 등 실생활에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미래교육 방식이라는 미명 하에 교육 대상이 아동인지 성인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성인교육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초·중등학교 교육의 혁신적인 개선 방안으로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보다는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학습, 교과서보다는 실생활 주제를 통합한 내용, 강의 위주의 지식전수보다는 활동 위주의 프로젝트 수업, 학습내용에 대한 지필평가보다는 학습과정에 대한 수행평가를 권장하고 있다. 멋있는 새로운 기법으로 보이지만 개선 방안들은 모두 성인에게 적합한 방식들이다.

아동들은 성인들 못지않은 학습욕구가 있지만 기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기에 선생님께서 계속 공부하는 데 필요하고 사회생활에도 유용한 내용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가르쳐 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동은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전문적으로 평가하여 보완해 주기를 바란다.

학생들 교과서·교사 중요

노울즈 박사는 아동 대상의 교육 방식을 성인에게 적용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성인 대상의 교육내용과 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육기회에서 무시당하던 성인들에게 질 높은 학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의 현재 학교교육에서는 노울즈 박사가 성인교육을 개혁했던 시기와 정반대이면서 비숫한 혼돈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교육과 혁신교육의 유행에 따라 신체적으로 어리고 지적으로 부족한 아동들이 자신들에게 맞지 않은 고상하고 수준 높은 성인교육 내용과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대우 아닌 강요를 받고 있다.

아동들의 발달단계와 학습준비성을 고려한다면 학교교육에서는 아동교육학 유형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체계적으로 개발된 교육과정에 따라 전문가인 교사로부터 다양한 교과목 지식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아동들이 기본학력을 확보한 성인으로 성장하여 계속적인 자기주도 학습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겨울방학 기간이다. 어린 학생들이, 아직 기본지식과 학습방법이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이 성인들처럼 자기 스스로 필요한 지식을 찾아 스스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부하리라 기대하면 실수하는 것이다. 가정학습을 책임지는 학부모는 자녀의 공부에 세심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방학 중이지만 담임선생님께서 가끔씩 전화나 메일로 학생들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조언해 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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