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문화계 수장 불통인사 안된다
2022년 01월 27일(목) 18:16
벌초 자리는 좁아지고 배코자리는 넓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벌초를 마지못해 하는 까닭에 정작 필요한 곳은 줄고 쓸데없는 베콧자리만 넓어진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돼 부차적인 것이 판을 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금 지역 문화계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알맞은 속담이 있을까.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전당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최영준 전 광주MBC 사장을, 초대 사장으로는 김선옥 ㈔문화예술협회 이사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문화예술 관련 비전문가인데다 이번 인사가 특정 정치인이 본인의 사람을 심기 위해 자행한 인사 파행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주요 인사 임명이 정작 문화를 향유하는 대상인 시민들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이나 관점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광주시가 아무런 소통 없이 문화예술회관장의 개방형 직위를 해제하고 행정전문가인 공무원을 새로운 관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는 문예회관의 지속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지역 문화계와 사전에 아무런 소통이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 문제다.

사실 문화란 어떤 기준을 설정하기 어려운 분야다. 누가 보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도 있고, 누가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따지기도 어렵다.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분야기에 그 속에 숨겨진 미학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화가 누구나 쉽게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문화의 그 표면만을 보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예술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피상적이고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창작, 발전시키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치열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없는 것도 그래서다.

새로운 해를 맞이한 지금, 지역 문화계가 다시금 ‘문화’만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보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