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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행복하면 사회 모두가 행복하다.
2022년 01월 19일(수) 15:08
여성이 행복하면 사회 모두가 행복하다.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다시 태어나면 당신은 아내와 결혼할 건가요?” 남편의 대답은 당연하다는 듯 짧고 단호하게 “네”였다. 남편 상담을 마치고 아내를 따로 불러 아내에게 물었다. “지금 행복하세요?” 아무 말이 없는 아내에게 잠시 후 “1부터 10까지의 숫자 중 행복을 숫자로 표현한다면 어느 숫자에 해당이 되나요?” 아내는 숫자 “2 정도에 해당한다”며 힘없는 소리로 “맨날 남편은 술 마시고 집안일은 뒷전이고 애들 뒷치닥 거리에 집안일은 해도 해도 티도 안나고 내 인생은 뭔가요? 휴.” 깊은 한숨을 내 뱉는 얼굴엔 마치 “나는 불행해요”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다.

여성가족부 다시 존폐 위기

남편에게 아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내가 행복해지면 가족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생각해 오도록 과제를 내주고 부부 상담을 마친 후 사무실에 들어서니 한 직원이 “에이~여가부 없어져라~ 너무 돈을 적게 줘요. 센터가 다른 부처로 넘어 갔으면 좋겠어요” 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여성가족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예산이 많지 않기에 산하기관들 역시 예산이 적고 현장에서 매월 받는 월급은 카드 결재날에 허락도 없이 감쪽 같이 가져가 버린다. 이런 불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이유로 여기저기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 51.9%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 반대는 38.5%였다. 남성의 64.0%는 찬성, 29.8%는 반대. 여성은 폐지 찬성 40.0%, 반대가 47.1%였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스무살을 맞지만 선거 때마다 제기된 여성가족부 폐지론! 요즘 정치권에서 폐지 논란이 또 다시 뜨겁게 일면서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 젠더 갈등 조장이 그 이유이다. 성평등, 성평등 하면서 오히려 남성 혐오나 역차별적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낭비 하고 있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관련된 업무만 처리 해 온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여가부의 분야별 예산을 살펴보면 가족 돌봄 7,375억원, 청소년 보호 2,422억원 등으로 전체 예산 1조 2,325억원의 약 80%를 차지한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등 권익 보호에 1,234억원, 경력 단절여성 취업 지원 등 여성 취업 지원에는 982억원이 쓰였다. 가족 돌봄과 청소년 보호 분야에 비중이 높다. 올해에도 예산 중 62%는 가족 돌봄 사업에, 20%는 청소년 보호 사업에 쓸 예정이라 한다.

물론 일을 못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 폐지하거나 다른 부처를 신설해야 맞다.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남녀갈등이나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데에는 먼저 오해를 풀고 가야 할 것 같다. 여성가족부는 오히려 성평등, 양성평등 확산을 위한 의식 변화를 가져오고,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성매매, 가정폭력 피해자 등 사회구성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문제와 경력단절 사업으로 사회적 약자의 사회 참여와 저출산, 다문화 가족 문제를 다루는 등 혁혁한 공들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젠더 갈라치기 식으로 남성과 여성을 나눈다고, 폐미니즘의 상징이라고,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반감을 갖거나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무조건 폐지를 주장하기보다는 여성가족부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한다.

차별·혐오 왜곡된 의식 문제

중요한 것은 여성가족부는 오직 여성만의 인권이나 삶의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부처는 아니라는 것과, 차별이나 혐오는 어느 한 부처가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의식 속에서 나오는 것이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건 다른 부처를 신설하건 간에 여성, 가족, 돌봄 등 어느 부분에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정책 집행의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요구되는 만큼 면밀히 따져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내담자 남편은, “아내가 행복하려면 네일 내일 가리지 않고 서로 도와야 하고, 아내가 행복하면 우리 가족이 행복할 것 같다. 잘하겠다”며 다짐하듯 입술을 꽉 물었다. 여성이 행복하면 여성과 관련된 남성뿐 아니라 사회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을 정작 내담자의 남편만 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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