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호남권 국립청소년디딤센터 광주에 건립돼야
2022년 01월 17일(월) 16:55
호남권 국립청소년디딤센터 광주에 건립돼야

황수주
광주북구청소년상담복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고등학교 1학년인 형준이는 부진한 학습능력, 친구관계의 어려움과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해를 하는 문제로 센터를 방문했다. 어머니는 필리핀에서 온 이주여성으로 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아버지는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하셨다. 일을 하다 다친 아버지는 사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술을 많이 드시고 식구들과도 자주 다퉜다. 형준이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도 좋지 않아 학교 가기를 꺼려해 무단결석을 자주했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다. 어머니는 형준이와 이야기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나 언어적인 부분에서 이해하기 힘든 단어나 문장이 많아 깊이 있는 소통을 할 수 없어서 늘 안타까워하셨다.

자해·자살 청소년 증가

형준이를 둘러싼 의미의 요소들은 친구, 부모님, 스트레스, 우울, 불안, 마음, 상처, 문제, 자해, 도움 등으로 나타난다. 형준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친구관계의 어려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인한 답답함은 자해로 이어졌다. 주로 부모님이 주무시는 밤늦은 시간에 자해를 하기 때문에 심할 경우에는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어서 평상시 생활관리가 필요했다. 가정을 벗어나 입소시설에서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가 클 것으로 보았고, 안정된 공간에서 또래청소년과 집단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관계형성을 맺을 수 있도록 경기도 용인에 있는 디딤센터를 권유했다. 그렇지만 청소년은 입소했다가 부적응으로 나오게 될 경우 부모님이 오시지 않으면 집에 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부모님도 시간을 내서 용인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후 어머니 혼자서 가족상담이나 가족프로그램을 하기 위해 용인까지 가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결국 가지 못했다.

우리 청소년의 모든 삶을 바꿔버린 코로나19와 학업스트레스, 인터넷·스마트폰의 과의존 등으로 인하여 심리·정서적 문제를 호소하거나 자해·자살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광주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내용 중 정신건강 영역이 2020년부터 제1순위를 차지하고, 2019년 1만8,812건, 2020년 2만644건, 2021년 2만7,678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서·행동 문제는 장기간에 걸친 학습이나 대인관계의 어려움, 부적절한 행동이나 감정의 표출, 불행감이나 우울감 등으로 나타난다. ‘국립청소년디딤센터’는 우울, 불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학교부적응 등 정서·행동 문제로 가족 및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다.

디딤센터는 정서·행동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만 9세~18세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4박 5일의 단기와 1개월, 4개월 장기과정의 기숙형 치료재활센터가 특징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개인상담, 집단상담 및 치료, 생활보호, 사회적응 프로그램, 대안교육, 진로탐색 및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통해 학교와 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상담 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심리치료사, 상담사 등이 참여한다. 다양한 특수치료로는 음악, 미술, 모래놀이, 통합예술, 동작, 원예, 요가명상, 동물매개 치료 등이 있고, 생활습관 및 사회적응 행동, 대인관계 기술 습득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호남권 지리적 접근성 고려

디딤센터는 전국에 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2012년 경기도 용인에, 영남권은 작년 11월 대구 달성군에 건립됐다. 그러나 앞의 사례처럼 호남권의 청소년들은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교를 하기 위해서는 의뢰 소견서와 진단서, 심리 검사결과 보고서 등의 서류심사와 면접과정을 거쳐 참가자가 선정된다. 입교를 위해 면접을 보러 가야 하고, 선정되면 직접 이동하고 또 주말에는 가정으로 복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보호자들이 입교를 꺼린다. 디딤센터 입소를 꺼려한 보호자는 “디딤센터, 들어보기는 했지만 너무 멀리 있어서 보내기가 어려워 생각도 하지 못했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다.”, 디딤센터를 이용한 보호자는 “국가에서 운영하니 안심이 되고, 시설과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자녀가 너무 좋아졌다. 그렇지만 퇴소 후 지속적으로 사후관리가 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했다. 광주는 호남·제주지역 이용자의 편의성과 사후관리를 위해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난 최적의 적지이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