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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봐야 할 여순사건법 시행령안

전남매일 우성진 기자

2022년 01월 11일(화) 16:54
[전남매일 데스크칼럼=우성진 기자]73년 동안 유족들이 가야할 길은 분명했다. 한을 풀어줄 여수·순천 10·19 특별법이 국회 발의 20년 만에 통과됐다. 절차에 따라 지난해 11월2일부터 같은 해 12월13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이달 21일 시행된다.

허나 희생자들과 유족, 이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의 시선은 여전하다. 유족회와 여수를 비롯한 전남 동부권 시민사회, 여수시, 순천시, 전남도 등 관계기관의 특별법 후속조치에 대한 다양한 요구들이 정부의 ‘불수용’이란 벽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24건 가운데 4건만 정부 수용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 지역에서 행정안전부에 요구한 의견은 모두 24건이다. 이 가운데 여수시가 올린 2건과 다른 시군이 올린 2건만이 수용되고 나머지 22건은 ‘불수용’판단을 받았다.

수용된 주요 내용은 ‘제3조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문기구 규정, ‘제8조 진상규명 신고 절차 및 방법’에서 진상규명 신고서 서식을 시행령에 규정, ‘제10조 희생자 및 유족의 신고’에서 접수처를 실무위에서 실무위와 지자체 및 재외공관까지 확대 등이다.

‘불수용’된 내용들을 각 조의 순서에 상관없이 들여다보자. 위원회는 전체 위원의 3분1 이상을 지역에 안배, 위원회 간사를 사무국장으로 규정, 임기제 공무원과 별정직 공무원 채용, 희생자 유족들의 신고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기획단 구성 때 전문위원 5명과 직원 20명, 기획단 단장은 소위원장이 겸임하고 단원은 별정직 공무원 임명, 의료지원금의 권리 발생 시기를 희생자 신고일에서 법 시행일로 변경 등이 있었으나 외면 받았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의회 여순사건 특별위원장을 역임한 민덕희 의원의 제안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유족회 입장을 상당부분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시행령안에 규정된 조직과 인력으로는 조사기간 2년 내에 명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지기 힘들고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소위원회 상설화와 위원회 산하 사실조사 기구의 확충이 절실하다.

여기에다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보고서 기획단 조기 출범 및 실무단위 구조의 변경 내용을 시행령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소위원회 상설화의 경우, 제주4·3은 매년 2회 정도 모두 14차례 회의를 열었다. 짧은 기간에 수없이 처리되는 진상조사와 희생자 명예회복 심의 건이 1년에 2~3회 정도의 위원회 회의를 통해서는 희생자 및 유족의 사건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위원회의 상설화를 통해 안건 심의의 효율성을 담보하고 민간 위원의 구성 비율을 높여 진상조사의 전문성을 더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 산하 사실조사 기구의 확충 또한 중요한 대목이다. 제주4·3의 경우, 별도의 조사기구가 없고 신청접수가 저조하다보니 추가조사를 위해 5차례나 시행령을 개정하고 조사기간도 12년에 걸쳐 추가신고를 받아 이뤄졌다. 시행령에 사실조사 기구의 조직과 인력 구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함으로써 사실조사 부족에 따른 재조사 착수와 재신고 등 제주4·3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최대한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해답은 향후 후속조치 여부

특히 진상조사보고서 기획단 조기 출범 및 실무단의 구조 변경 사항의 경우, 현재 알려진 시행령안은 실무위원회-소위원회-위원회의 3단계 심의·의결 구조로 여순사건 명예회복위원회가 만들어진다. 기획단이 별도로 조직되면 ‘옥상옥’ 구조로 심의·의결 과정이 예상과 달리 비효율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획단을 위원회 구조가 아닌 실무단위 구조로 만들어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게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족들과 지역사회는 지금 정부와 국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이 만들어 졌다는 데 제대로 돼 가고 있나’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제는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요구에 대한 해답은, 앞서 언급한 최소한의 지적에 대한 정부의 부응과 향후 후속조치에 달려있다. ‘여순사건법 시행령’은 행안부의 검토를 마치고 법제처로 이관됐으며 법제처는 여순사건법 시행일인 오는 21일에 맞춰 시행령안을 심사하고 확정한다. 결과를 다시 한 번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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