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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기반 의사결정과 광주·전남
2022년 01월 11일(화) 10:03
<화요세평>증거 기반 의사결정과 광주·전남
정삼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조사부장


증거 기반(evidence-based) 의사결정은 통계, 연구자료 등과 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검증되지 않은 이데올로기나 직관 또는 경험에서 벗어나, 검증하여 타당성이 확인될 수 있는 방식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하나의 사례이다. 우리 주변에서 농민들의 노력과 경험에 의존하던 농업이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첨단 산업, 즉 스마트농업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증거 기반 의사결정의 적용 예라 할 수 있다.

증거 기반 정책결정은 미국, 영국 등 영미권 국가에서 중시되기 시작한 후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증거기반 정책수립 위원회법’(Evidence-Based Policymaking Commission Act), 우리나라는 2020년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는 통계와 같은 데이터를 정책결정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여 정책의 효과성, 책임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증거 기반 의사결정이 효과를 거두려면 데이터, 조사연구자료 등의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고 활용도 쉬워야 한다. 또한 의사결정자 등이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역량과 인식을 갖춰야 한다.

물가·금융·외환 등 종합 고려

한국은행의 증거 기반 정책결정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수행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8회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국내 물가, 경기 및 금융·외환시장 상황, 세계경제의 흐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look-at-everything approach)한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들이 국내외 금융시장 데이터 및 실물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경제적·통계적 모델링을 통해 각종 조사연구 보고서를 생산한다.

지역본부에서도 지역경제 관련 각종 통계수집, 조사연구, 면담 등의 업무를 통해 증거 기반 의사결정을 뒷받침한다. 광주전남본부의 경우 통계 데이터를 보완하기 위해 분기마다 기아자동차 등 72개 기관을 대상으로 동향을 모니터링한다. 기업 경영층 등과의 면담을 통해 일화적 정보(anecdotal evidence)도 수집하고 있다.

통화정책, 행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증거 기반 의사결정이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축적과 함께 활용이 쉬워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 첨단3지구에 조성 중인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와 ‘데이터센터’가 갖는 의미는 크다 하겠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설비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처리하는 컴퓨터를 갖춘 시설로 증거 기반 의사결정의 핵심 인프라이다. 지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부문과 효과적으로 연계되어 활용될 경우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데이터센터 조성 큰 의미

한편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전기는 서버 가동뿐 아니라 서버와 네트워크가 뿜어내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설비 유지에 사용된다.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 효과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다. 이 경우 우리 지역에 있는 한국전력 및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의 역할, 신안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중요하다.

증거 기반 의사결정이 행정이나 경제정책 수립뿐 아니라 의료, 취업, 교육, 환경,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전남이 ‘최첨단 국가 인공지능 혁신거점’으로 지정되어 국가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역사회에서는 자부심과 함께 사명감을 갖고 관련 사업들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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