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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 <44> 피아니스트 박종해

섬세함과 상상력으로 작품 직관하는 음악가
미국서 유일한 친구 됐던 피아노 연주 계기
최근 인상깊었던 무대 '시간 종말을 위한 사중주'
"즉흥은 순간을 즐기고 남기지 않는 것이 매력"

2022년 01월 06일(목) 17:21
피아니스트 박종해/ⓒSangWookLee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섬세한 감정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작품 전체를 직관하는 음악가다. 2010년 퀸 엘리자베스 피아노 콩쿠르 입상 및 최연소 연주자 특별상, 2011년 이탈리아 에판시에서 수여하는 아르투로 베니데티 미켈란젤리상, 2018년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더욱 도약할 수 있었다.

오는 14일 2022년 광주시향의 신년음악회를 함께할 피아니스트 박종해를 만나 그의 음악 여정을 들었다.



-오랜만에 광주에 온 소감은.

▲광주에 온 건 작년 첼리스트 심준호씨와의 음반 발매 리사이틀 이후 약 1년만인데, 오랜만에 광주 관객들을 만난다는 것과 맛있는 먹거리들을 즐길 생각에 설렌다.

2022 광주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 포스터./광주문화예술회관 제공
-계속해서 국내외 협연과 실내악, 독주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연주한 인상 깊은 공연을 꼽자면.

▲작년 한 해 정말 정신없이 많은 양의 연주를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를 꼽자면 아마 금호 상주 음악가인 클라리넷티스트 김한 ,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브래넌 조와 함께 한 메시앙의 ‘시간 종말을 위한 사중주’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연주 마지막쯤엔 ‘아, 이대로 생을 마감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만큼 무언가 큰 내면의 울림을 받았다.



-피아노를 배우게 된 계기와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사실 피아노를 배우기 전 바이올린과 첼로를 먼저 배웠었는데,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에 가게 됐다. 당연히 미국에 이제 간 초등학생이라 영어도 못 하고 친구도 없고…그래서 자연스럽게 피아노가 유일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난 피아니스트가 될 거야”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피아니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운동선수가 됐을 것 같다. 평소에도 스포츠 보는 걸 즐기고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해서다.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는 축구, 야구, 골프 등 많다.



-무대 위에서 즉흥연주를 자주 하는데, 그 곡을 악보로 옮기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가끔 혼자서 즉흥연주를 하다 보면 ‘아, 이거 정말 괜찮았던 것 같은데…’ 라는생각이 문득 들어 악보에 옮겨 적으려고 하면 막상 기억이 나지 않고 다 없어져버린다. 사실 그런 점이 즉흥의 매력인 것 같다. 그저 생각난 악상을 그 자리에서 연주하는 즉흥의 그 순간만 즐기고, 기록으로 굳이 남기지 않는 것이 나의 성격과도 더 잘 맞는 것 같다.



-수 많은 콩쿠르에 참가해 입상했다. 보통 콩쿠르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하게 보는 관점도 있는데, 스스로 경험한 콩쿠르 참가의 과정과 의미란 무엇인가.

▲정말 10대 중후반부터 많은 국제 콩쿠르에 도전해 왔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게 콩쿠르의 세계인 것 같다. 분명 이번에는 됐다고 생각할 때는 안 되고, 이건 안 될 것 같다 하면 결과가 좋고…. 그래서 콩쿠르 결과는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이든 얻는 것이 무조건 있었던 것 같다는 점이다.



-요즘 가장 와 닿는 곡이 있다면?

▲평소에 듣는 게 80%가 클래식이고, 20%는 80~90년대 한국 가요다. 최근엔 독일 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살짝 질려버린 나머지 요새는 풀랑크(Poulenc, Francis)의 음악들을 즐겨 듣는다.



-본인의 감성을 가장 잘 담은 곡이 있다면?

▲어렸을 때는 30대 쯤 되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확실히 알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직 연주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고, 잘 할 수 있는 것도 계속해서 찾는 중이다. 아마 죽기 전에는 알 수 있을지 않을까 한다.



-독주 외에도 듀오나 실내악 연주에도 많이 참여했다. 여럿이 무대를 준비하는 것이 독주 이상의 매력도 있지만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독주나 협연만큼 실내악을 즐기는 이유가 있다면.

▲피아노라는 악기가 아무래도 거의 혼자서 하는 악기이다 보니 독주회 할 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사람 같다. 마치 사자 우리에 던져진 한 사람 같은 느낌이랄까. 반면 실내악은 여러 음악가와 우정을 나누는 등 많은 것을 교류하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큰 매력인 것 같다.



-피아니스트가 가져야 할 덕목이 있다면.

▲피아노라는 악기 특성상 연주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여러 악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것 같다. 음악에 대한 이해도 더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서 피아노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향곡, 성악곡, 오페라 같은 음악도 많이 들어 그 음악들을 피아노에 녹여들게 할 수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아노를 잘 연주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습 외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상상력, 삶의 경험인 것 같다. 가끔은 연습 10시간 하는 것 보다 나가서 10분 동안 생각한 게 도움이 되던 일들도 많다.



-거쉰의 랩소디인 블루의 매력과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거의 모두가 아는 곡이기도 하고, 클래식과 재즈의 중간에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곡이라 더더욱 다양한 매력이 있다. 감상 포인트는 그저 신난다는 점? 즐거운 곡이라 신년음악회에 딱 어울리는 곡이다.



-신년 소망이 있다면.

▲신년 소망은 아마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하루 빨리 일상이 정상궤도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크다.

박종해 피아니스트/금호문화재단 제공
-올해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공연이나 레코딩 계획이 있다면.

▲작년에는 실내악 위주로 공연을 많이 했었는데 올해에는 이제 솔로 무대를 많이 할 예정이다. 당장 독주회가 세 번 예정돼 있고, 올해 연주할 곡들로 레코딩도 계획 중에 있다. 올해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2022년 광주시향 신년음악회 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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