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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2022년 01월 03일(월) 16:11
<화요세평>‘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김명화 교육학 박사·작가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 같은 앞다리 동아같은 뒷발로 양 귀 찌어지고
쇠낫 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허는 소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자래 정신없이 목을 움추리고 가만이 엎졌것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는 조선 후기 대표적인 판소리계 소설 토끼전인 수궁가에서 짐승들이 서로 자리 자랑하는 내용 중 호랑이는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숲속 골짜기에서 나오는 대목을 재해석한 판소리 노래 및 춤으로 이날치 밴드가 부른 노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홍보영상으로 판소리를 현대화 시킨 노래로 노래와 춤이 독특해 이슈가 되었다. 색동옷으로 만든 의상을 입고 호랑이의 모습처럼 움직이는 춤사위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날치 밴드와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퍼포먼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과 독창적긴 리듬으로 관심을 끌었다.

호랑이 기운으로 경제 활력

2022년 우리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 코로나 시대에 검은 호랑이가 용맹스럽게 헤쳐 나가 서민들의 경제가 살아났으면 한다. 코로나시기에 범이 내려와 주홍 입 쩍 벌려 코로나를 물어갔으면 한다. 임인년 새해에는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가정경제, 마을경제가 꽃피길 바래본다.

호랑이는 우리의 민담, 설화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다. 팥죽할멈과 호랑이, 해님 달님, 호랑이와 곶감, 은혜 갚은 호랑이등 이야기 속에 많이 등장한다. 이만큼 우리의 삶과 함께 해온 호랑이는 민화 속에서는 익살스런 표정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랑이는 무섭고 사나운 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동물과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친근한 느낌이 든다.

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을 보면,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서부터 백호가 등장한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를 국교로 삼았을 때에는 호랑이가 불법을 수호하는 동물로 여겼으며, 조선시대에도 궁에서 왕이나 왕비가 죽었을 때 장례를 치르면서 시신을 모시는 빈전에 사신도 안에 흰 호랑이를 그린 백호도’가 있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호랑이는 늘 함께였다.

단원 김홍도의 송하 맹호도를 보면 제왕다운 포스가 그대로 느껴진다. 당당한 몸집, 한 번에 상대방을 제압하는 눈빛, 살랑거리는 꼬리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용맹스러운 호랑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랑이는 김홍도가, 소나무는 김홍도의 벗 이인문이 그렸다. 소나무 아래를 유유자작 걸어가는 호랑이를 보면 코로나도 물러설 것 같다.

‘호랑이와 까치’ 민화는 길상화다. 호랑이는 소나무 아래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고 까치 한 마리가 고목나무에 앉아 있다. 예로부터 까치가 울면 소식이 기쁜 소식이 온다고 한다. 또한 호랑이는 잡귀를 맞아주는 영물로 믿어왔다. 호랑이와 까치는 어울리지 않는 동물인데 민화 속에서는 같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조상의 재치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호작도(虎鵲圖)라고 불리는 까치와 호랑이 그림은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의미가 들어 있어 연초에 서로 “잘 되십시오.”라고 덕담을 나누며 주고받았다고 한다.

용맹하게 코로나 헤쳐가길

범이 내려왔다. 무섭지만 익살스럽고 좋은 길운을 안내해 주는 임인년 호랑의 기운을 받아 영치기 영차 당겨주고 밀어주며 경제가 꽃 피웠으면 한다. 옛말에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는 말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이지만 두 주먹 불끈 쥐고 힘차게 나아갔으면 한다.

우리는 삶의 자락을 넘어서며 시련의 시간을 건너 2022년 임인년에 마주 섰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좋은 소식과 함께 용맹스러운 모습으로 코로나를 잘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대한민국에 범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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