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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기본소득
2021년 12월 29일(수) 09:50
<전매광장> 예술인 기본소득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예술상상본부장

코로나 19로 얼룩졌던 2년의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 독한 놈의 바이러스가 1년도 아니고 2년 넘게 우리를 힘들게 하고, 변종이 나오면서 내년 그내년에도 해결된다는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가장 힘든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 그늘진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정부가 5차례에 걸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것도 저소득층, 소상공인의 삶을 지탱해주기 위한 목적이었겠지요. 광주는 여기에 더해 분야별 대상을 선정해 추가로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14차례에 걸쳐 대상을 세분화한 핀셋지원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과를 얻은 듯합니다.

특히 예술인을 위한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이 예술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광주문화재단이 신청을 받아 광주시에 전달한 예술인 수가 상반기(2~3월) 720명, 하반기 1,351명(9월) 연간 2,080명에게 50만원씩 총 10억4,000만원이 전달됐습니다.

6개월 이상 예술활동 중단

지난 6일 광주문화재단이 발표한 2021예술인실태조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예술인 절반 가량(46.8%)이 6개월 이상 활동 중단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반년을 코로나19로 인해 쉬어야 했던 예술인들이 절반입니다. 활동이 단절되면 알바를 뛰거나 임시 단기 일자리를 찾아 나섰겠지요. 예술인들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개인 소득이 평균 490만원 감소됐다고 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코로나19 유행과 상관없이 응답자의 42.9%는 예술활동을 통해 소득을 벌어들인 적이 없다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예술활동을 했지만 무보수로 일을 했거나, 재능기부란 이름으로 활동했을 수도 있겠지요. 말하자면 예술인들은 코로나19 이전이나 이후 항상 힘들게 살아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술은 공공재라고 합니다. 예술이 없어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을 것 같지만 그 삶은 인간적이지도 않은 기게적 삶이 됩니다. 인간이 인간 답게 살기 위해 예술은 꼭 필요한 공공재입니다. 예술 활동을 넓히고 그 일의 주역인 예술인들이 다양한 공적 부조를 받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번 대통령선거의 화두는 기본소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주요 후보들의 정책 경쟁은 보이지 않고 비난과 비방, 자격 논쟁이 중심이 되는 듯해 아쉽지만 기본소득 논의는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대선이 아니더라도 기본 소득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때임은 분명합니다. 기본 소득이란 모든 사회구성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모든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이 실시된다면 복지정책으로서의 효과도 크겠지만 문화사회로의 이행, 민주주의의 확장도 기대된다는 것이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설명을 듣고 보면 필요성이 더욱 다가옵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7월 ‘경기도 예술인 창작 수당 지급 조례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예술활동 증명을 받은 예술인들에게 지역 화폐로 연간 100만원(25만원씩 4차례)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2022년 예산에 16억여원이 반영돼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른 지역 예술인들이 부러워 할만 합니다. 이달 초 예술인 복지정책포럼에 참석한 한 연극인은 이를 두고 “왜 광주는 가만히 있는가”하고 따갑게 물었습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면서, 예향이라면서 경기도가 하는 것을 왜 광주는 생각도 하지 않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문화도시 걸맞은 공약을

대선이 끝나면 곧바로 지방선거. 뜻을 두고 있는 시·도지사 후보들이 예술인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겠지요. 모든 후보들이 예술인기본소득을 ‘기본’으로 내놓고, 법에 명시된 예술인 권리보장, 예술인 복지 확대 등을 채워 넣는 공약을 제시한다면 좋겠습니다. 문화도시의 정치인이라면 이런 정책들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광주문화재단 사무실이 있는 빛고을시민문화관 복도엔 이런 글이 커다랗게 적혀있습니다. “2021년 예술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코로나로 갇힌 답답한 일상이었지만 그 작품 앞에 한참이나 서 있었다고, 글귀 한 줄에 위로받고, 공연장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그래서 잘 지나왔다고….” 2021년을 이기고 빛내 주신 예술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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