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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1년 12월 27일(월) 14:37
<화요세평>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명진(알암인권작은도서관장)


사회복지의 사각 지대에 놓인 이웃은 없는지 서로의 관심이 더 필요한 연말연시다. 동네별 보장협의체나 자원봉사캠프, 봉사단체 등을 통해 김장김치가 전달되고 연탄이 배달되는 등 자원봉사의 손길들이 분주했던 12월이었다. 사회복지의 근본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리공동체의 윤리적 의무이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의 이웃을 향한 봉사와 헌신이 결합되어 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하겠다. 복지 시스템을 광범위하면서 촘촘하게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 온도계가 가리키는 12월 지역 모금현황을 보면 광주는 56도, 전남은 55도로 다른 지역의 30~40도에 비해 상당이 높은 온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가운데 벌써 겨울을 두 번째 보내고 있지만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마음만은 지치지 않고 따뜻하게 유지되고 있는 ‘사랑’은 우리 지역의 큰 사회적 자산이다.

사람 살리는 것은 사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세계적인 대문호이자 사상가인 레오 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위대한 가치로 인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힘들고 어려운 속에서도 내게 있는 작은 것들을 이웃과 나누는 사랑, 타인의 불행 앞에서 우리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연대의식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100여 년 전에 쓴 단편들이 지금도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며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렇듯 인간의 보편적 문제와 진리에 접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한 구두장이 세묜은 모피 외투를 사러 외상값을 받으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는 술 한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예배당 벽에 기댄 벗은 남자를 보고 외면하려 했다가 그만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그를 집에 데려온다. 다음 날 먹을 빵조차 없어 걱정하고 있던 아내 마트료나는 새 코트는커녕 부부의 유일한 낡은 외투를 걸치고 있는 낯선 사내를 보자 화가 치민다. 설상가상 저녁을 차려 달라는 말에 나가버리려던 마트료나였지만 마음속에 있는 신에 대한 사랑이 떠올라 아껴둔 빵으로 저녁을 대접한다.

미하일은 세묜에게서 제화기술을 배워 같이 일하며 6년을 살았다. 그동안 그는 딱 세 번 웃는데 하나님이 낸 문제의 답을 찾을 때였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삶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첫째 질문의 답은 마트료나가 가족이 먹을 마지막 빵이었지만 미하일에게 저녁식사를 차려줬던 ‘사랑’이었다. 두 번째는 멋진 장화를 주문한 부자상인이 그날 밤 죽게 될 운명이었음을 모르는 것, 즉 사람에게는 자기미래를 보는 지혜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셋째 질문의 답은 ‘사랑’이다. 병약한 엄마의 죽음 이후 미하일의 걱정과는 달리 어린 쌍둥이 자매는 이웃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기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것이 톨스토이의 가르침이다.

사람은 혼자는 살 수 없다. 서로 보살피면서 온기를 나누면서 살아야한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복지 제도가 더욱 확대되고 선진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잘 짜여진 제도가 최대로 움직일 수 있기 위해서는 봉사와 헌신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도 그늘 진 곳을 찾아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봉사의 손길 덕분에 우리사회가 사랑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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