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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시발전이 곧 예술
2021년 12월 26일(일) 19:42
<열린세상> 광주 도시발전이 곧 예술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도심에 북적대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충청권에서 온 건설업계 관련 인사는 광주 인상평을 이렇게 전했다. 이 인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 체제를 몰라 그런 게 아니고 시민들이 모일만한, 갈만한 곳이 눈에 잘 띄지 않아 하는 말이었다.

사실 북적대는 곳이야 서구 상무지구를 비롯해 광산구 첨단, 수완지구 등을 들 수 있는데 밤에 가면 술 인파가 넘쳐난다. 건설업계 인사는 외지인으로서 낮 시간에 시민이 많이 안 보이고 휴일에 구경할만한 곳이 별로 없는 듯해 나온 푸념이다.

광주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는 철 지난 얘기로 별 의미가 없다. 논의 단계는 어떻게 하면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풍요로운 모습을 조성하느냐다. 정치 1번지에서 경제 1번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광주시의 인공지능(AI) 중심도시 추진,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환경 조성 정책 등이 다 이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도심에 활기 불어넣은 정책

역사적으로 소외, 피폐의 땅인 이곳에 도시재생 차원에서 아파트를 잇달아 짓고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고, 관광단지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특색 없는 회색 아파트 건물, 교통 혼잡, 사업자와의 갈등으로 개발 취소·재추진 등으로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일정 부분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어떤 일이 단번에 일사천리로 되는 것이 있는가. 그러면 되레 이상한 일이다.

하나의 도시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 자체 타당성도 그렇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뒤따라야만 속도가 붙는다. 일례로 지하철 2호선 공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의견 충돌이 있었으며 조정 갈등이 필요했나. 광주 도시환경에 지하철이 필요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마 지하철 2호선이 수년 내 개통되면 또 하나의 교통수단이 아니라 교통예술이 될 것이다. 신도심 상무지구를 경유해 지역 대학들의 문전까지 미끄러지듯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은 지하철뿐이다. 버스와 택시들은 이를 따라올 수 없다. 정확한 시간에 오가고 쾌적한 공간을 자랑하는 지하철 운행은 그 자체가 도시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을 전통적인 의미로만 정의하지 말자.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이 바로 행위예술 주인공이다. 캔버스에 꼭 무엇을 담아야만 예술이 되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 일상생활 속 눈 앞에서 펼쳐지는 삶의 현장이 진정한 예술이 아닌가 말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총아 ‘캐스퍼’ 자동차도 훌륭한 예술품이다. 거리를 누비는 이 자동차는 노사 상생협력으로 빚어낸 결과물이 아닌가.

정말이지 광주 경제가 발전해서 교통이 편리하고 숙박이 안락해지면, 그러니까 인프라가 잘 깔리고 발전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외지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이고 내부 지역민도 탈출보다는 안주를 택할 것이다.

대단위 사업과 관련해 공공성 및 상업성으로 나눠 이것은 보존, 저것은 개발하는 방식은 세부적으로 필요한 일일 수 있다. 허나 광주란 도시 전체의 캔버스에 활기를 주기 위해서는 무엇이 시급한지 정책적인 결정이 전제돼야 한다. 시는 애초 ‘정의롭고 풍요로운’, 그리고 최근엔 ‘더 크고 더 강한 광주’와 ‘펀(Fun) 시티’를 표방하고 있다. 매우 적절한 방향이라고 여긴다.

문화예술 보는 인식 전환을

이를 위해 현재 복합문화·박물관 하나 더 짓는 것보다 특급호텔·복합쇼핑시설 하나 더 짓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유명 백화점을 가보면 금세 안다. 명품 코너 입구는 고객들이 줄서 북적이는 데 맞은편 미술갤러리는 한산하다. (그나마 백화점 갤러리는 낫다. 다른 갤러리를 가보라.) 우리는 이런 쇼핑객들을 향해 상업성에 찌들었다고 매도할 수 있는가.

여러 문화 공간 조성을 놓고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상무소각장의 문화체험공간 탈바꿈, 옛 신양파크호텔 시설 내 창작예술공간,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복합박물관 건립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필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동구 예술의 거리는 활성화는커녕 갈수록 황폐화하는 모습인데 이것은 무엇인가. 예산을 투입해도 지속 효과가 없다. 주변 도심 공동화가 큰 원인 아닌가.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발전이 없고서는 한계가 있다. 사실 그 도시발전 자체가 하나의 예술인 것이다.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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