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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병을 보면 와인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2021년 12월 26일(일) 16:55
와인 가게에 가 보면 여러 종류의 와인 병이 있다. 그중에서 학처럼 목이 긴 와인 병을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프랑스 부르고뉴 스타일 와인 병이다.

이 와인 병의 이미지는 어떤가? 어딘가 모르게 여성스럽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이 아닌가. 부르고뉴 와인 스타일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무겁지 않고 부드러워 목 넘김이 수월한 편이다. 이런 부르고뉴 와인 스타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포도에서 온다.

부르고뉴 와인 산지에서 재배가 허용된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Pinot Noire 붉은포도), 샤도네(Chardonnay 청포도), 가메이(Gamay 붉은포도), 알리고테(Aligote 청포도)의 4종류이지만 주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Pinot Noire)이다. 대부분의 부르고뉴 지역에서는 피노누아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지만 Coteaux Bourguignons 지역 같은 곳에선 피노누아와 가메이를 블렌딩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부르고뉴 지역에선 블렌딩을 많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르고뉴 레드와인은 피노누아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피노누아 포도의 특징은 껍질이 얇아 와인을 만들 때 색소 등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우러나지 않아 텁텁한 맛이 덜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피노누아 포도는 재배하는데 매우 까다로운 품종이다. 기온이 찬 지역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어 호주 같은 곳에서는 남쪽에 있는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좋은 피노 누아와인이 생산된다.

다시 와인 병으로 돌아가서 지역적 와인 스타일을 더 알아보자. 와인 가게에 진열된 와인 중에서 어깨가 건장한 남성 같은 실린더 같이 생긴 와인병을 보았을 것이다. 이것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병 스타일이다. 보르도 와인병 또한 보르도 와인 스타일을 대변한다. 보르도의 주 포도 품종은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멀롯(Merlot, 메를로)이다. 카버넷 쇼비뇽은 껍질이 두꺼워 색소와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우러나 와인의 맛이 강하고 텁텁하며 쓴맛 같은 톡 쏘는 맛이 난다. 반면에 같은 보르도지역이지만 주로 멀롯을 주 포도로 사용해 만든 보르도 와인은 카버넷 쇼비뇽 와인 만큼 강하진 않지만 그래도 피노누아 보다는 색소도 진하고 무게감도 높다.

알사스(Alsace) 와인병은 목이 길지만 몸통 자체도 가늘어 더 여려보인다. 알사스 와인병에 담겨있는 주된 와인은 리즐링(Riesling)이다. 리즐링 와인의 특징은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다. 호주에 처음 왔을 때 와인 가게 주인아저씨가 나에게 늘 권해주던 와인이다.

포트와인병은 보르도와인병과 비슷하지만 목 부분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일반 와인병과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포트와인은 알코올을 첨가해서 알코올 도수를 18도 정도로 높인 주정강화 와인인데 따를 때 병 밑에 가라앉은 찌꺼기가 볼록한 부분에서 걸러지도록 만든 것이다. 포트와인의 특징은 상온에서도 오래 보관하며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알코올이 15% 이상 되면 변패가 잘 일어나지 않아 개봉 했더라도 금방 상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몇가지 더 와인병이 있다. 샴페인 와인병은 탄산 와인을 담을 때 사용되고 프로방스 와인병은 마치 코카콜라 병과 비슷한 모양인데 로제와인이 이런 병에 많이 담겨있다. 신세계 와인 생산국들은 와인 생산자가 병을 선정하는데 로제 와인도 보르도 와인병 스타일에 넣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여러 모양의 와인 병이 있으니 와인 가게에서 병을 유심히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유영재씨는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 와인 사이언스 박사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와인 품질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동그라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까!?’와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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