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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서 벗어나는 벙커 공략

이봉철의 알짜골프<33>

2021년 12월 13일(월) 09:31
골프장의 코스 중 모래가 들어 있는 우묵한 곳을 벙커라고 하고, 벙커에 들어간 공을 치는 일이나 그 기술을 벙커샷이라 한다. 골퍼들에겐 벙커샷이 어렵다. 재판정에서도 배석 판사들이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부장을 벙커라고 부르듯 벙커는 코스의 난이도를 높이고 벙커샷은 골퍼를 힘들게 한다. 드라이버를 쳤는데 볼이 페어웨이를 비행하더니 벙커전에 떨어지는 경우와 벙커를 맞고 튀어나오는 벙커튀김이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나 벙커가 무서웠으면 벙커전이나 벙커튀김이라는 은어가 유행할 정도이니 벙커샷은 골퍼를 예민하게 하고 흥분을 가중시킨다.

벙커에 빠지면 최소한 1타 이상은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탈출부터 쉽지 않다. 페어웨이 벙커는 더욱 어렵다. 그린 주변 벙커의 경우 파플레이를 하여야 하는데 보기스코어 마저 쉽지 않다. 차라리 OB(아웃오브바운즈)이면 보다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잘못하면 그린 앞에 두고 2~3타를 어이없게 잃는 참사를 당해 심리적 충격은 매우 크다할 수 있다.

프로라고 벙커샷이 쉬운 게 아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프로들도 벙커에서 공을 그린에 올려 파세이브 이상을 하는 샌드 세이브율이 대략 30~40%에 불과하다는 통계이다. 세계 최강이라 해도 60%를 넘진 않는다.

벙커샷은 체중을 오른발에 두는 골퍼들도 있지만 어퍼러치샷처럼 왼발쪽에 두어야 한다. 벙커샷은 볼 한 개 정도 볼 뒤를 가격하는 뒤땅이 정답이다. 공을 직접 맞히지 않고 공 뒤의 모래를 쳐서 그 폭발력으로 공을 탈출시켜야 한다. 탈출시키는 핵심은 팔로스로우에 이어 피니시를 끝까지 해주어야 모래에서 볼을 건져낼 수 있다.

벙커샷은 어드레스에서 80%가 결정된다. 오픈스탠스로 무조건 공은 왼발에 놓고 쳐야 한다. 뒤꿈치를 기준으로 공이 두 개 이상 오른발로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공을 오른발에 놓으면 체중을 왼쪽에 싣기 힘들다. 체중은 7대 3의 비율로 왼쪽에 둔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처럼 체중을 왼발에 두어야 원하는 지점에 정확하게 샷을 할 수 있다. 체중을 왼쪽에 두고 클럽 헤드가 홀컵 거리를 감안하여 공 뒤 5~10㎝ 지점을 치면서 모래 속을 빠져나가도록 한다. 체중이 왼쪽에 있을 때와 오른쪽에 있을 때 모래를 통과하는 클럽의 스피드도 달라진다. 벙커샷은 공의 위치, 체중 모두 왼쪽이 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하여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클럽페이스를 최대한 많이 열어야 한다. 벙커샷은 로브샷을 하는 것처럼 클럽페이스를 열고 그립을 쥐지만 어드레스 때 핸드 퍼스트 자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드라이버나 아이언샷 때는 핸드 퍼스트 자세를 통해 임팩트 전에 클럽 헤드가 일찍 돌아가지 않도록 헤드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벙커에서 핸드 퍼스트 자세는 클럽 헤드가 모래를 너무 많이 파고들어 가게 만들기 때문에 공이 원하는 만큼 뜨지 않아 탈출하기 어려워진다. 로브샷을 하는 것처럼 볼의 밑을 클럽헤드가 통과하듯이 모래를 가격하면서 볼을 홀컵 방향으로 쳐내주어야 한다.

벙커샷은 익숙한 오픈 스탠스로 자신 있게 샷을 하는 게 좋다. 스윙 크기와 파워는 어퍼러치 스윙의 2배 정도이다. 그린까지 15야드 거리이면 30야드 거리를 확보한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크게 해주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한국골프학회부회장·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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