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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현실을 견디는 힘 ‘사랑’

종합문예지‘문학들’ 시인선 시리즈 10·11권 잇따라 출간
정채경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전숙 ‘저녁, 그 따뜻한 혀’
비극적 현실을 견디는 힘·삶에 대한 따뜻한 사랑 담은 시선

2021년 12월 07일(화) 17:11
정채경 시집
[전남매일=오지현 기자]광주에서 종합문예지 계간 ‘문학들’을 발간하는 문학들출판사가 문학들 시인선 시리즈 두 편을 연달아 출간했다.

문학들 시인선 10번째 시집은 정채경 시인의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

시인은 ‘사랑 복용 시 주의사항1’을 필두로 총 4부로 구성된 52편의 시를 묶었고 자신만의 시선을 통해 비극적 세계를 응시한다.

시인은 모든 것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바라보며 오히려 내면의 슬픔을 극대화시킨다. 별일로 가득한 세상에서 별일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시인의 대답에는 어쩔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이 깔려 있다.

내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사실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서 오는 절망감과 무력감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렇다고 좌절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비극적 사건을 바라보고 공감하는 것 이상의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계속해서 좌절하고 슬퍼한다. 그리고 이런 시인에게 비극적이기 이루 말할 수 없는 현실을 견디는 힘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전숙 시집
돈의 가치가 삶을 지배하고,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요즘 삶에 도덕이나 윤리가 뒷전으로 밀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내 것을 지키려는 폭력성 앞에 타자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가 들어설 여유는 없다.

그래서 시인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 하고 관계 회복을 위해 애쓴다. 나를 중심으로 이뤄진 삶에 조그마한 틈을 만들어, 그 틈으로 타자의 삶을 들여다 보고 때로는 곁을 내주며 다시 시작하자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이다.

목포에서 태어난 정채경 시인은 2006년 ‘열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라이브 뮤직 위에 장례예식장이 있다’가 있다.

정채경
문학들 시인선 11번째 시집인 전숙 시인의 ‘저녁, 그 따뜻한 혀’ 또한 마찬가지다. 전숙 시인은 ‘생은 끊임없이 달려드는/슬픔이라는 육식동물에 맞서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세상의 아픈 것들을 다독이고 애도하며 삶의 자리를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옮겨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기원에는 따스한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시인은 가난과 소외의 현실을 직면하며 슬픔을 느끼면서도 그 속에 담겨 있는 사랑의 위력을 발견하려 애쓴다. 현실이 막막하고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삶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본인이 직접 그 밝은 빛이 되기를 자처한다.

시인의 시선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집요한 연민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4부에 수록된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에 관한 시편들에서 두드러진다.

정채경
장성 출신인 전숙 시인은 2007년 ‘시와사람’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이든 호미’, ‘눈물에게’, ‘아버지의 손’, ‘꽃잎의 흉터’ 등이 있다. 나주예술문화 대상,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 백호임제문학상, 한국Pen문학상, 한국가사문학대상 우수상, 고운최치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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