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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대화에서 찾는 삶의 진정성

■등명 스님 에세이 '스님, 고민이 있어요'
천년고찰 선암사서 얻는 위로와 마음의 평화
"상대보다는 내 안의 것 먼저 들여다보아야"

2021년 12월 01일(수) 18:40
대한민국의 산사 7곳을 묶어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중 하나인 순천에 자리한 천년고찰 선암사.

사찰 전체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로 꼽히는 선암사에서 출가하고 수행한 등명 스님의 에세이집 ‘스님, 고민이 있어요’가 출간됐다.

책은 선암사에서 천년을 넘게 이어 내려오며 사는 꽃과 나무, 새, 그리고 바람과 구름의 자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봄에는 심은 지 300년에서 600년이 넘은 50여 그루의 홍매화와 겹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의 배롱나무와 작약, 상사화가 더위를 달래며, 은은한 향으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가을의 은목서까지. 선암사 템플스테이 지도사로 있는 김지언씨가 카메라로 담은 선암사의 사계가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책은 선암사의 자연이 주는 사진을 통해 위로를 건넬 뿐만 아니라 선암사를 찾은 많은 사람들과 등명 스님의 차담과 이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주고받은 삶의 진정성을 친밀한 어투로 담아낸다.

등명 스님은 불필요한 마음이 차오를 때면 ‘현재의 내가 곧게 서 있는가’를 우선으로 살피라고 조언한다. 분별심을 갖지 않고 부차적인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는 비움을 통해 나 자신을 고요하게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속 고민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움이란 여타 교훈적인 비움과는 조금 다른데, 스님은 타인을 배려하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보다 내 안의 것을 먼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무엇도 나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번뇌는 물질에 대한 삼매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책은 다양한 사연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이들은 가족 혹은 연인 사이의 불화, 직장과 학업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암사에 찾아와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이런 이들에게 선암사와 스님은 자연을 통한 내면으로의 여행을 통해 “본디 인생이란 몸부림치면 칠수록 수렁은 깊어지고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첩첩산중이니 그저 머무른 바 없이, 머물고 가는 바 없이 가는 것”이라 말하며 독자들의 내면을 어루만진다.

새벽 3시면 일어나 단 한 번도 예불을 빠트리지 않는다는 등명 스님. 찾아온 이들의 행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부처의 뜻이자 자신의 소임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마음의 숲. 332쪽.

/오지현 기자

선암사./순천시 제공
선암사./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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