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한국판 뉴딜과 전남 블루이코노미 ‘최고의 케미’

신안 안좌면 자라도
햇빛과 바람, 그리고 바다 활용 ‘주민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평생 연금 지급
귀농 귀촌 훈풍…30세 이하 청년 전입 조례도

2021년 11월 11일(목) 15:47
자라도 망화산생태숲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안좌면의 끝자락에 위치한 자라도는 5개의 다리를 넘어야 이른다.

압해대교를 지나 천사대교를 넘어 암태와 팔금을 잇는 중앙대교를 건너고 팔금면과 안좌면을 하나의 섬으로 만든 신안1교를 통과해야 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를 기념하기 위해 설치한 제막이 있는 마진리에서 반듯이 놓인 길을 달리면 자라대교에 도착한다.

자라도의 면적은 4.7km²으로 해안선의 길이는 무려 15km다. 어미섬인 안좌도와 인근 장산도 사이에 위치한다. 본래 자라도와 증산도, 휴암도 등 각각이던 세 섬이 간척으로 하나가 됐다.

2년전에 놓인 안좌~자라도를 잇는 2,003m의 연도교 완공은 섬을 뭍으로 탈바꿈시켰다. 자라대교에 들어서면 ‘3/4분기 안좌·자라 태양광 개발이익 배당금 지급’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신안군이 주도해 섬이 지닌 자원인 햇빛과 바람 등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한국판 뉴딜과 전남 블루이코노미 정책에 부응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한 ‘신재생에너지 주민이익공유제’가 결실을 맺었다.

◇1인당 평균 배당금 12만~51만원 수령 ‘희색’

지난 4월 26~27일 안좌, 자라 주민 2,935명은 태양광 설치 사업자로부터 1인당 평균 배당금 12만~51만원을 수령했다.

SPC 자기자본 30% 또는 사업비의 4% 이상의 안좌면과 자라도 주민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참여한 대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라도 24MW, 안좌도 96MW)이 지난해 12월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전국 최초로 개발 이익 배당금이 지급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1004섬 신안 상품권’이 주어졌다.

행복한 불편을 기꺼이 감내 해 온 주민들은 크게 환호하며 반겼다.

공적자원인 태양광과 바람을 이용한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에너지 민주주의가 실현된 셈이다.

신안군은 지난 2018년 10월 전국 최초로 군민들에게 평생 연금 지급을 골자로 ‘신재생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적잖은 지역 내 우려, 태양광발전소, 송전시설 설치 등에 따른 군민들의 생활 불편을 종식시키고 평생 연금 지급이 현실이 됐다.

박우량 군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자라도 휴암마을 경로당과 어업인안전쉼터를 비롯 각 마을을 직접 방문해 격려하고 축하했다. 박군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 정책이 실현되기까지 군의 정책을 믿고 적극 협조해 준 주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달부터 지도와 사옥도는 물론이고 향후 임자도, 증도, 비금도, 신의도 등 태양광 발전사업의 이익도 사업자와 군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추진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 8.2GW 추진으로 군민 전체가 1인당 년간 600만원의 이익이 공유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소멸 위기 고위험군 탈피 ‘인구 증가세’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해 완성한 정책인 신재생 개발 이익 공유제가 인구 유입에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이익 공유제가 지역 주민들의 큰 만족 속에 전국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7년만에 인구가 늘어났다.

실제로 신안군은 인구 고령화와 지방소멸위기 고위험군에 포함돼 지난 1983년 11만8천명이었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2014년 소폭 증가 한 후 2020년에는 인구 4만명 선이 무너졌으나 지난 6월 기준 7년 만에 79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양광 배당금 1인당 51만~12만원을 지급받은 안좌면은 1/4분기에 비해 2/4분기 인구가 38명 증가했다.

지난 봄 첫 배당금이 지급된 후 이번 3분기에는 조합회원이 120명이 추가로 가입했고 올해 전입자는 251명에 달한다.

이달 배당금이 돌아가는 지도읍은 지난 8월 현재 255명이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증가에 태양광 이익공유 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신안군의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정책은 귀어, 귀촌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어 신안군은 30세 이하 청년 전입을 위해 조례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립과 조례 제정 과정, 감사원 감사, 세계 최대 8.2GW 해상풍력, 태양광 1.8GW, 협동조합, 이익공유 등 4년간의 기록을 담은 ‘신재생에너지 백서’ 제작에도 들어갔다.

◇예술의 섬 잇는 자라대교

자라대교는 당시 천사대교 개통과 동시에 자라도까지 육상 교통망을 연계하려는 신안군의 확고한 의지가 만들어 낸 결과다.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은 경제적 가치보다는 섬 주민과 지역 발전이라는 가치를 앞선다는 판단에서다.

자라대교는 지방도 805호선 내 안좌도와 자라도를 잇는 연도교로 총연장 2㎞, 왕복 2차선 1주탑 콘크리트 사장교로 놓였다.

지난 2011년 12월 착공해 7년여 동안 총사업비 498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자라도에 거주하는 146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은 목포로 가려면 하루 2~3편의 여객선을 이용해 최소 1시간 20분 동안 배를 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자라대교는 섬 주민들의 교통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천사대교로 이어져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의 물류비용 또한 크게 덜었다.

향후 이웃 섬 장산도를 잇는 해상 연도교 건설 공사도 시작된다. 총사업비 1천514억원이 투입되는 자라-장산 간 연도교는 해상교량 1.63㎞와 접속도로 1.24㎞ 등 길이 2.87㎞의 왕복 2차로로 세워진다.

자라도를 가는 길에 거쳐야 할 안좌도는 예술의 섬이다.

세계적인 서양화가 수화 김환기 화백(1913~1974)을 배출한 곳으로 읍동길의 고택에서는 다음달 1일까지 ‘해와 달’전이 열리고 있다. ‘김환기 고택을 간다’라는 주제로 토크쇼와 ‘김환기가 사랑한 시와 음악’이라는 주제로 미니콘서트를 잇따라 연다.

추상미술 선구자로 꼽히는 그의 고향에 ‘플로팅 뮤지엄’ 건립 공사도 한창이다.

물 위에 짓는 세계 최초의 수상미술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술관은 김 화백 생가에서 400여m 떨어진 신촌저수지에 들어선다. 콘크리트 부잔교 등으로 물 위 2천200㎡에 최대 300~176㎡까지 큐브 형태의 전시실 5개와 수장고·사무실 등을 짓는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로 발돋움한 반월·박지도 ‘퍼플섬’과 김환기 화백 생가, 농어촌테마파크를 잇는 예술랜드 조성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을 품어내는 망화산 생태숲

섬의 생김새가 자라의 모양과 흡사 하다고 이름 붙여진 자라도는 허리 부분에 망화산을 품고 있다.

잘 정비된 산길을 따라 100여m 오른 정상에 서니 여객선이 오가는 앞마을 복호와 우목도, 장산도, 하의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옛날 봉화를 올렸던 터는 희미하고 그 자리에는 크고 작은 돌들로 넘쳐난다.

망화산 생태숲은 300년 이상 된 난대림으로 후박, 생달, 호랑가시, 팽나무, 닥나무, 예덕나무, 단풍나무, 콩란, 송악 등 수십종의 난대수종이 서식중이다.

섬에 있는 난대림의 경우 연료를 목적으로 베어지기 십상이나 망화산 생태숲은 산림생태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섬 지방 상록 활엽수 모델림으로서의 지정 가치가 높고 신안 지역의 산림 원형림에 가까운 숲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다도해 천혜의 자연 경관과 지리적 특성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숲은 현지인들과 이곳을 찾는 이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 섬 둘러보기

전국 최대 넓이의 갯벌은 자라도의 자랑거리다. 한 없이 펼쳐진 청정갯벌은 주민들의 보물 창고로 조개류와 낙지와 굴, 김, 감태 등 제철 다양한 수산물을 내어준다. 한때 김 양식이 성행했던 대표적인 섬이었다.

마을 중심지 공간에는 동산을 조성하고 팽나무 아래 정자를 만들었다.망화산 아래로 보이는 집들은 비좁은 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었다. 마을 위쪽의 마늘밭에서는 스프링 쿨러가 연신 물을 내뿜는 중이다. 차 한대 가까스로 오갈 만큼 좁은 길을 돌면 학교다.

한때 300여명이 넘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을 학교는 지난 1999년에 안좌초등학교 자라분교장으로 격하됐다. 학교 앞 학용품과 주전부리를 팔았을 슈퍼의 문은 굳게 닫혔다. 자라도 선착장에 있는 이호준 불망비는 옥도(1873년), 하의면 신의(1874년)에서도 확인된다. 하의 3도 농민운동과 관련해서 세워진 시기와 비슷하다.

지난 1870년 무렵 고종때 일토양세(一土兩稅)를 벗어나게 해 준 전라도 관찰사 이호준의 공적을 기린 비다./신안=이주열 기자

자라도 태양광발전소
신재생 개발이익공유제기념비
박우량 신안군수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배당금 지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라도 선착장 입구
자라대교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