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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블록화, 지방언론이 튼튼해야 한다

광주·전남에 정부지원 확대를
지역민 사랑 받는 권역지 긴요

2021년 10월 31일(일) 17:49
지방 블록화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렸다.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의 메가시티 또는 행정통합 움직임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지역들은 초광역협력사업을 발굴하는데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수도권 쏠림화를 저지하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인식이 현실에선 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경제학적인 분석만이 아닌 심리학적인 접근도 동원돼야 하지 않나 싶다. 무조건 서울로, 서울로 가야 한다는 산업화 시대의 관행이 있겠고, 수도권이 아니면 다른 지역은 '시골'로 불리는 이상한 호칭법의 심리적 기제도 작동하는 듯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이란 울타리 내에서의 모든 움직임이지만 주거, 교육, 의료시설 등 소위 '영양가 있는 것'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한반도 지형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각계각층이 유기적 관계 속에서 그렇게 하는 게 최상이겠지만 공공기관 이전처럼 다소 억지스럽고, 기계적인 방식으로라도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부작용이 만만찮게 발생해도 우선 시대정신의 과업을 충실히 해가자는 얘기다.

지방 블록화의 축으로 크게 부·울·경, 그리고 광주·전남·전북을 상정할 수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삼각 축이다. 저간의 광주·전남, 전북 소외를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이 호남지역에 대폭 이뤄지는 게 타당할 것이다. 그러려면 정부 관계당국뿐 아니라 안목 있는 지역 전문가들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런 지방의 블록화, 분권의 논의에 추가되지 않으면 안 될 게 하나 있다. 지방언론의 역할과 기능이다. 지방자치 내 소통의 장, 의견 결집 또는 건전한 논쟁을 위해선 지방언론의 몸집이 커져야 한다. 지역민은 지방언론을 권위 있게 보지 않으면서 왜소해졌다. 지방언론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바 클 것이다.

지방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당장 행·재정적인 문제가 급하다 하더라도 지방언론의 역할 확대가 뒤따르지 않고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에 본사를 둔 소위 중앙언론이 지방의 뉴스를 다 커버해주는 것이 아니어서 지방 내부의 소식을 전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지방언론의 역할이 긴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지방언론 스스로 엄청난 자기비판과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역민이 열심히 읽어주고 봐주는 신문과 방송이 되도록 실력을 길러야 한다. 행정기관 의존적인 기사 또는 광고에 얽매여 시야가 좁은 기사를 양산해선 앞날이 그렇게 선명하지 못하다.

특히 지방신문에 대해 말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대화가 필요하지만 압축하자면 지역민이 찾는 매체를 만들어야 한다. 언론은 이제 과거 민주화 시절처럼 정치적으로 분투하는 장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곳으로 변했다. 보도자료와 뉴스통신사 등에 의존해선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기 힘들다.

지방 권한 강화가 시대정신인 시기에 맞춰 걸맞은 지방언론이 빨리 등장하거나 기존 언론의 리모델링이 뒤따라야 한다. 지방자치의 법·제도적, 경제적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해서는 지방언론이 바로서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언론사와 지역민, 독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가야 할 부분이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메가시티,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때에 지방신문도 몸집을 키우기 위해 서로 간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슨 망발이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사석에서 많이 나오는 얘기 주제다. 지역 독자를 많이 확보하려면 우선 양과 질에서 서울 언론에 버금가는 지방 권역지를 만들어야 한다. 신문이 난립해가지고선 시장이 쪼개지고, 광고 파이가 작아져 힘을 쓸 수 없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신문기자 총량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나 신문사 수만 두 배 정도 늘었다. 구제금융 시기 이전 나름 '권위'가 있었던 신문 기사 또는 기자들은 이제 말이 아니게 저평가를 받는다. 신문사 간 통합을 농담 수준에서가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간이 됐다. 정말이지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천지가 개벽해도 어려울 것 같은 문제이지만 말이다. 통합이 안 되면 스스로를 살찌우는 수밖에 없다.

지방 블록화, 지방 권한 확대는 지방언론의 동반성장이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지방언론, 특히 권위 있는 권역지가 나와 줘야 한다.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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