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전매광장>여수·순천 10·19사건, 새로운 역사로 새겨야
2021년 10월 21일(목) 08:28
여수·순천 10·19사건, 새로운 역사로 새겨야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여수·순천 10·19사건 73주기를 맞아 지난 19일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해방 이후 혼란과 이념 갈등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무고하게 학살당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위령제와 추념식이 열렸다.

1948년 10월 19일부터 27일까지 이어졌던 여순사건은 여수시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해 발생하면서 국가권력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된 아픈 역사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반공정책을 실시하게 된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다수의 무고한 희생자들의 인권은 전시에도 존중되어야 했지만 반공주의의 왜곡된 시선으로 인해 그 인권은 철저히 무시됐다. 사건 직후 조사된 1만 1천여 명의 희생자들은 물론 그 후대까지 소외되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별법 통과 73년 한 풀어야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할 여순사건 특별법은 지난 2001년 16대 국회 때부터 4차례 발의됐지만 이념 대립과 임기 만료로 번번히 폐기됐다.

지난 2009년 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국가에 권고했고, 광주지법 순천지원도 지난해 1월 희생자 장환봉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고 다수의 희생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재판보다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9일 드디어 73년 만에 ‘여수ㆍ순천 10ㆍ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 최초 발의 후 20년 만에 여순사건의 역사적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은 주도적인 법안 발의로 국회 통과에 힘써 주신 지역 국회의원님들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쓴 시민단체 관계자들, 무엇보다 여수·순천 시민들을 비롯한 200만 도민의 염원이 일궈낸 값진 결과이다.

전라남도 김영록 도지사는 지난 2018년 합동추념식에 참석해 “정부에 앞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의해 희생된 여수·순천 10·19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고, 이후 전라남도 주관으로 합동위령제를 치러 영령들의 넋을 추모해왔다. 전라남도 의회에서도 여순사건 특별위원회의 다양한 활동과 촉구 건의를 통해 희생된 민간인과 유가족들의 피해보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통과에 힘을 보탰다.

73년 만에 결실을 맺은 특별법 제정으로 대한민국의 아픈 과거와 왜곡된 역사를 참회하고 통한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속한 진상규명·명예회복을

내년 1월 특별법이 시행되면 3년은 진상규명 작업, 이후 3년은 위령시설 건립이 단계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희생자 대부분이 돌아가셨고 유족들조차 80~90대 고령인 만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배상과 보상문제 등은 다소 아쉽지만 추후 입법에 논의되도록 노력도 필요하다.

여순사건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제주 4·3사건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때 특별법이 마련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위령제 참석에 이어 2014년부터국가 추념일로 지정됐다. 이처럼 여순사건도 국가 차원에서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 국가기념일 지정, 위령사업 추진 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여순사건의 명확하고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희생자 피해실태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기념공원 조성 등 후속사업 추진과 무엇보다도 희생자들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전라남도와 관계기관에서 모든 역량을 다해주길 바란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