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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시흐름 바꿀 자 누구인가
2021년 10월 18일(월) 08:15
<열린 세상> 광주 도시흐름 바꿀 자 누구인가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내년 6월 지방선거 한 입지자는 광주를 ‘꿀잼’(아주 재미 있음)도시로 만들겠다며 ‘22세기형 디즈니랜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른 공약 내용도 여럿 제시했으나 무엇보다 재미있는 도시로서의 광주를 우선순위에 뒀다는데 다소 놀라웠고, 핵심을 잘 짚었다 싶었다.

어쩌다가 광주는 가볼 만한 곳이 없는 도시란 소리를 듣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굳어져 있다. 사실 역사, 문화적으로야 광주를 찾지 않고선 얘깃거리를 이어갈 수 없지만, 어디 요즘 사람이 흘러간 자취만을 자주 찾던가. 디지털 시대감각을 갖춘 현란한 시각적, 공간적 구성물을 찾아다닌다. 지역 곳곳에 뷰가 좋은 힐링 카페가 넘쳐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젊은층, 대학 청년들은 도심에서라도 해방구를 찾기 열심인데, 스타벅스 같은 곳이 ‘짱’이다. 그곳은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음료, 점원의 친절함 등이 어우러져 역동성을 선사한다. 노트북과 책들을 갖고 와선 도서관처럼 장시간 이용한다. 도심 곳곳에 들어서는 스타벅스가 인기몰이를 하며 도시계획을 재구조화 하는 양상이다.

공익성·상업성 결합해야

주말 또는 휴일 지역백화점 매장을 가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다. 그곳 일대는 교통지옥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길이 이어진다. 백화점 또는 대형쇼핑센터 같은 곳이 추가로 있으면 찾는 사람이 분산될 텐데 그렇지 못해 시장통을 방불케 한다. 실제 시장통은 한산한 모습이어서 시장통이란 표현이 이제 어색하다. ‘백화점통을 방불케 한다’가 적절하겠다. 백화점에서 물건만 산다는 관념은 구시대적이다.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이것저것 구경하며 음식을 먹고 놀다가 가는 문화의 장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시민들의 미팅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전국 곳곳, 전 세계를 SNS 정보를 통해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 곳에 머무르는 구태의연함은 딱 질색인 시대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소리를 해가지고선 발붙이기 어렵고, 그런 풍의 문화관광 상품으론 유인성이 크게 떨어진다. 근대문화유산, 또는 역사시설물에도 현대식 카페가 들어가 있지 않으면 외면을 받는다.

도도히 흐르는 시대성 가운데 하나는 상업성이 공익성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양자 간 결합이다. 상업성이 공익성이 되고 또 그 반대도 통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광주가 엄숙하거나 엄중한 도시라는 것만으론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 그와 동시에 꿀잼이 공존하는, 그렇게 해서 진정한 유익함이 생기는 곳이어야 한다. 일찍이 공자는 예(禮)를 숭상하는 군자의 덕목 중 하나로 낙(樂)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오늘날 라이프스타일에도 그대로 통한다.

허나 광주에는 만만찮은 업장이 존재해 주의해야 한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비극은 천추의 한(恨)으로 남아 있다. 이를 승화하는 궁극적인 방향이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5·18이 지향하는 대동세상엔 엄중함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열린 마음이 병존한다. 종국적으로 모두가 하나가 돼, 진정 풍요롭고 즐겁게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함이다.

광주는 그간 많은 시간을 인내해왔다. 정치 1번지를 위해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희생을 당해왔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시민들이 낙을 충분히 못 느끼는 후폭풍을 맞았다. 그 여파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익성 또는 공공성에 밀려 도시개발 같은 상업성은 위축돼왔다. 경제적 역동성이 잘 보이지 않는 지금 광주의 도시상이 그걸 엿보게 한다.

풍요로운 광주 조성을

젊은이들이 스타벅스, 그게 아니면 수도권 진출을 꿈꾸며 스터디카페 등에서 하루를 보내는 식으론 미래가 암울하다. 재미있는 것, 즐거움이 삶과 도시의 경쟁력이 되고 창의성을 높이며, 상업성이 결국 일자리 창출 같은 공공성을 추동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그런 인식과 물적 토대가 갖춰져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 뜻을 둔 인사가 그런 점을 정확이 인식하고 22세기형 디즈니랜드를 공약했는지 모르겠지만 두고 볼 일이다. 차기 시장 후보는 미래 도시 발전의 흐름과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해가는 열정과 안목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 윤기가 흐르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각계의 복잡한 이해상충의 방정식을 풀 인물이 광주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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