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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38>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

"내 연주 통해 음악의 순수함 느꼈으면"

2021년 10월 14일(목) 00:29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
14일 광주시향과 오티움 콘서트
코로나 팬데믹에 관객·무대 소중함 절감

“음반 ‘Purity’, 가장 애정하는 작품 담아
다양한 작곡가들 작품 도전해 보고파”

2017년 역사적인 이탈리아 리피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 및 특별상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은 세계적 연주자로서 진가를 증명했다. 그는 이미 2005년 스위스 시옹발레(현 티보바가) 국제 콩쿠르에서 1위 및 청중상을, 2010년 폴란드 토룬(현 카롤 리핀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14일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여섯 번째 오티움 콘서트에서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가을과 겨울을 들려줄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을 만나보았다.

양정윤의 바이올린 1746년산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어릴 적 신체 교정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 상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부모님께서 바이올린이 내 신체 교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권유하셨는데 지금은 바이올린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함께 하고 있다.

-연주하고 있는 바이올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1746년산 J.B 과다니니로 피아센차산이다. 이 악기를 찾기까지 정말 많은 여정이 있었는데, 영국 런던에서 직접 데리고 왔다. 악기를 구하기 위해 런던에 있는 악기사에 갔는데, 두 가지 악기가 최종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한 대는 내가 갖고 있는 이 과다니니였고 다른 한 악기는 몬타나냐였다. 몬타나냐와 과다니니가 서로 다른 예쁜 점을 갖고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악기를 처음 접한 날이 내 생일이기도 했고….(웃음) 처음 악기를 쥐었을 때 감기는 느낌이 좋아서 최종적으로 과다니니를 선택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이 악기의 음색이 내 연주와 잘 어울린다고 해 주어서 즐겁게 연주하고 있다.

음반 ‘Purity’ 자켓.
-지난 여름 Sony Classical을 통해 발매된 음반 ‘Purity’는 어떤 음반인가.

▲음반을 발매해야겠다는 생각은 2년 전부터 했다.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면서 제목을 정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멜로디’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이 앨범은 프로코피예프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소곡들부터 프랑크 소나타의 방대한 형식으로 이어지고 대곡(大曲) 또한 무수한 멜로디로 이뤄져 있다. 정말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여 결정한 제목이 ‘Purity(순수)’다.

보통 교향곡이나 대곡들은 시대적 배경이나 작곡가의 의도 등을 많이 생각해야 하는 반면, 작곡가 입장에서 소품들을 바라볼 때 음악적이고 미시적인 부분을 순수하게 표출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교묘한 맛이 나는 앨범이 아니라 듣는 분들이 내 연주를 통해 음악의 순수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앨범에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과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멜로디’의 따듯하고 서정적인 곡부터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생상스-이자이의 ‘카프리스’ 등 4곡이 수록되어 있다. 가장 애정하는 작품을 가장 솔직한 표현으로 연주하고 싶었다. 여러분들도 작곡가와 소품을 향한 저의 마음을 음반에서 느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가 가져온 삶의 변화는.

▲코로나가 시작되고 아무래도 공연들도 취소되고 외출도 어렵고 모임도 어려워지는 등 많은 부분에서 위축이 되어 이전보다 걱정이 많아진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시간을 가지면서 음악인,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사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결과적으로는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의 소중함, 관객들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되었고, 음악을 더 사랑하고 빠져들게 된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이 시기에 음반을 발매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기억하고 있는 비발디 사계는.

▲어릴 적부터 많이 듣고 자라와서 매우 익숙한 곡이다. 어릴 때에는 이러한 익숙함 때문에 잘 몰랐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면 계절에 따른 감각과 긍정적인 음악의 언어가 매우 다양하면서, 기발하고 창의적인 곡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피에르 아모얄(Pierre Amoyal) 선생님과.
-음악적 멘토는.

▲많은 훌륭한 분들이 계시지만 저는 선생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 가르침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피에르 아모얄(Pierre Amoyal) 선생님과 리아나 이자카제(Liana Isakadze) 선생님을 사사했다. 그 분들이 연주하시는 걸 보면 정말 영혼이 보이는 듯 하다. 그런 경지에 도달하시고 아우라를 갖고 계시는 것이 존경스럽다.

이자카제 선생님은 제 진로의 전환기에 옆에 계셔 주신 분이다. 2011년 독일에서 잠시 휴학하면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활동을 했는데 그때 솔리스트로서 여러 고민을 가졌던 시기에 음악공부를 더 하고 싶어 도움을 요청했는데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하셨고, 이후 3년 동안 주기적으로 그리스와 파리 근교에 위치한 그분의 댁에서 지내면서 지도를 받았다. 디테일도 훌륭하시지만 소리의 비전을 제시해주셨다. 그녀의 상상력이 가득한 소리는 소리에 생명과 표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도전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작품이 있다면.

▲도전하고 싶은 곡들은 정말 많다. 코른골드 협주곡도 연주해보고 싶고, 협주곡 외에도 듀오, 실내악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탐구하고 도전해 보고 싶다. 이번 오티움 시리즈 공연을 준비하면서 피아졸라의 사계도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올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 있다.

이자카제(Liana Isakadze) 선생님과.
-삶에서 실천하고 있는 오티움(휴식, 안식,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평소에 ASMR을 즐겨 듣는다. 아무래도 연주자이다 보니 항상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예민하게 되는 것 같다. 일상 속에 많은 소음들과는 다른, 한가지 소리에 집중하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 클래식 외에 가요도 듣고,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공연과 음반 계획은.

▲요즘에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곡을 연구하고 연습하고 있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는 어릴 적부터 많이 연습하고 좋아하는 작곡가다. 한동안 모차르트 곡을 연주할 기회가 없었는데 요즈음 다시 연습하고 있다. 곧 이 음악들로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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