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시대에 걸맞은 양로시설의 개선 방향
조선이공대학교 사회복지과 이정서 교수

노인복지법(제32조)상 노인주거복지시설에 해당하는 ‘양로시설’은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과 그 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 시설은 노인들에게 식사와 주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생활시설로서 실질적으로 입소한 노인들의 자택이라고 볼 수 있다.

2021년도 전국 양로시설 139개소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일제히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3년마다 실시하는 사회복지시설 현장평가를 받았다. 법적 근거는 사회복지사업법 제43조의2(시설의 평가) 및 시행규칙 제27조의2(시설의 평가)에 따라 ‘시설운영 효율화 및 이용·생활인에 대한 서비스 질 제고’를 목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평가하고 있다. 평가절차는 해당 시설이 온라인상 1단계 자체평가를 하고, 현장평가위원이 직접 시설현장을 방문하여 2단계 현장평가가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현장평가 결과 분석자료, 이의신청 추가 확인 등 종합적으로 검토 후 현장확인이 필요한 시설을 선정하여 확인평가가 실시된다. 사회복지시설 평가계획에 따라 현장평가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양로시설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설에 입소한 어르신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생활실 면적 및 전문 인력지원 문제의 현실화가 우선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파악되었다.

첫째, 생활환경의 침실면적을 살펴보면 요양시설의 경우 1인 6.6㎡이고, 요양치매전담실은 1인 9.9㎡이지만 양로시설에서는 입소자 침실면적이 1인당 5.0㎡ 시설기준으로 2평도 안되는 생활공간이다. 오늘날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개인 물품이 많을 뿐 아니라 날로 증가하는 심리·정서적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입소자 생활실 면적이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둘째, 인력지원의 현실화가 중요한 이유는 시설 생활인의 의식주 해결 및 보호만으로 충족하던 과거의 시설 인력기준을 보완하여 현재의 시대에 맞는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즉 시설의 생활인 비율에 적합한 물리치료사, 간호사, 관리인, 사무원, 조리원 등 시설종사자 인원수 비율이 현실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어르신 12.5명당 생활지도사 1명, 어르신 50명당 간호사 1명과 조리원 1명, 그리고 어르신 100명당 시설 관리인 1명 등 인력 배치기준이 현실에 맞도록 완화되어 다양한 욕구 및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전문가인 사회복지사는 양로시설을 운영하면서 시설 생활인을 대상으로 시설 내·외부 환경개선, 시설의 안전성, 건강과 인지활동을 위한 노인여가 프로그램 개발, 개별화 서비스 제공, 지역참여 활성화 및 복지서비스 연계, 인권과 권리보호 등 전반적인 중·장기적 발전 계획을 시설의 특수성에 맞게 수립하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전문성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시설의 클라이언트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생활인들의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 및 지역사회와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시설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은 인적·물적 자원교류, 외부 프로그램 참여,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연계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양로시설은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어르신들의 생활시설이다. 개인의 사생활 존중, 생활권 보장 차원에서 가장 필요한 생활실의 공간이 현실화 되어야 하고, 시설의 전문 인력을 더 확보하여 복지 시대에 걸맞은 노인주거복지시설로서 양로시설이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