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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37> 바르샤바의 가을, 2021년

미래 젊은 거장이 들려줄 피아노의 매력에 빠지는 계절

2021년 09월 30일(목) 10:29
제17회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이 콩쿠르에서 연주하는 모습.
제17회 콩쿠르 2차 예선심사 회의 모습.
1년 연기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내일부터 열려
유일하게 ‘피아노를 위한 콩쿠르’…쇼팽 곡만 연주
임동민·임동혁·조성진 등 세계적 피아니스트 배출
작곡가 의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하는 연주자 가려


바르샤바는 폴란드의 수도이자 쇼팽의 음악적 자양이 된 도시이기도 하다. 쇼팽은 12살에 바르샤바 음악원에 입학해 피아노뿐만 아니라 음악이론과 작곡을 배우며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1830년 20살 청년 쇼팽은 더 넓은 무대와 예술의 중심을 찾아 조국을 떠나 비엔나를 거쳐 파리를 중심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많은 연주와 창작 활동으로 건강을 잃고, 타국에서 39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의 몸은 비록 폴란드에서 먼 곳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고국을 그리며 그의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특히 폴란드의 리듬과 선율을 바탕으로 한 50여 곡의 마주르카와 유작까지 포함하면 10곡이 넘는 폴로네이즈를 남기며 그의 조국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피아노로 표현했다.

폴란드는 이런 쇼팽의 업적을 기리고 젊은 피아니스트를 배출하는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를 1927년 개최해 5년을 주기로 한 회씩 이어왔다. 1942년 콩쿠르는 2차 세계대전으로 개최하지 못했으며 1949년 다시 열리기 시작해 1955년부터 정확히 5년 주기로 지금까지 열렸다. 하지만 작년 봄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콩쿠르는 1년 연기되었다가 올해 10월 2일부터 23일까지 제18회 국제 쇼팽콩쿠르가 바르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쇼팽 콩쿠르 홈페이지 이미지
◇쇼팽콩쿠르의 특징

흔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벨기에),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와 더불어 쇼팽콩쿠르를 세계 3대 콩쿠르로 부른다. 하지만 이들 콩쿠르와 쇼팽콩쿠르가 다른 점은 유일하게 ‘피아노를 위한 콩쿠르’라는 점이다. 앞선 콩쿠르는 피아노뿐만 아니라 성악,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들이 4년을 주기로 열리는 반면 쇼팽콩쿠르는 그가 피아노 중심의 작품을 남기고, 피아니스트였기에 피아노 부문만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쇼팽콩쿠르는 예선부터 본선에 걸쳐 모두 쇼팽의 곡만 연주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보통 현대에 개최되는 다른 콩쿠르는 창작곡이나 실내악 편성의 연주가 포함되기도 하지만 쇼팽은 처음부터 끝까지 쇼팽의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연주해야 한다.

바르샤바 공원의 쇼팽 기념비.
◇100년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쇼팽콩쿠르가 권위를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많은 피아니스트가 쇼팽콩쿠르를 통해 배출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1회(1927) 우승자인 레프 오보린을 시작으로 4회(1949) 우승자는 벨라 다비도비치, 할리나 체르니-스테판스카, 5회(1955) 아담 하라세비치(1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2위), 6회 마우리지오 폴리니(1위), 7회 마르타 아르해리치(1위), 8회(1970) 게릭 올슨(1위), 9회 크리스티안 짐머만(1위), 10회 당 타이 손(1위), 11회 스타니슬라브 부닌(1위), 12회(1990) 케빈 케너(1위 없는 2위), 13회(1995) 알렉세이 술타보프(1위 없는 2위), 14회(2000) 윤디 리(1위), 15회(2005) 라파헬 블레하츠(1위), 임동민, 임동혁(2위 없는 공동 3위), 16회 율리아나 아브제예바(1위), 17회(2015) 조성진(1위)까지 클래식 음악애호가라면 이들의 이름은 한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콩쿠르 출신 중 꼭 1위만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10회 대회 때는 심사위원이었던 마르타 아르해리치가 이보 포고렐리치가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것에 불만을 제기하고 심사위원을 사퇴하면서 우승자인 당 타이 손보다 더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콩쿠르는 작곡자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나 기교적으로 결함 없이, 모범적인 연주해석 안에서 점수를 부여한다. 즉 작곡가의 의도를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하는 연주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10명이 넘는 심사위원들은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관점에서 연주를 평가하고 혹여 개인적인 취향이나 개성이 지극히 지나치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것이 쇼팽 콩쿠르이기도 하다.

12회 2위 입상자인 케빈 케너와 13회 2위 입상자인 알렉세이 술타보프, 14회 3위 입상자였던 알렉산더 코브린이나, 16회 3위 입상자인 다니엘 트리포노프 등 쇼팽콩쿠르에서 그들의 연주 색을 확실히 각인시킨 후 차이콥스키 콩쿠르나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그들의 다양한 음악적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해 그들의 이름을 더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 홀
◇젊은 음악가들은 왜 콩쿠르에 출전하나

참가자들의 목적이 하나일 수는 없지만 무대 경험을 쌓고, 콩쿠르를 통해 본인을 알리고, 입상 후 주어지는 세계 연주 투어가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입상자는 본인 이름의 음반이 발매되고, 음악비평가나 클래식 시장에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으면 대형 매니지먼트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 결국, 자신을 알리고 더 많은 공연 기회를 얻기 위해 콩쿠르에 매진하는 것이다.

이번 18회 쇼팽콩쿠르 측은 역대 가장 많은 5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160여 명의 비디오 심사를 거쳐 지난 7월 폴란드에서 예선을 거쳐 87명의 본선 진출자를 발표했다. 이후 폴란드 시각으로 10월 3일 오후 5시부터 1차 본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중 1차 본선은 최형록, 가주연, 김수연, 이재윤, 이혁, 박연민, 박진형이 진출해 쇼팽의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87명의 본선 진출자는 세 차례의 본선과 결선을 통해 1위부터 6위까지 수상 외에도 작품별로 가장 연주를 잘한 피아니스트에게 수여되는 최고 협주곡 상,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 소나타 상이 수여된다.

심사위원은 역대 쇼팽콩쿠르 입상자를 중심으로 쇼팽 연주에 정평이 난 피아니스트를 선정했다. 마르타 아르해리치, 넬손 프레이레, 드미트리 알렉시에프, 사 첸, 당 타이 손, 아키코 에비, 필리페 주시아노, 넬손 괴르너, 아담 하라세비츠, 크리스토프 야블론스키, 케빈 케너, 존 린크, 디나 요페 등 총 18명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심사할 예정이다.

쇼팽콩쿠르는 콩쿠르 홈페이지(https://chopin2020.pl/en)를 통해 이메일을 등록할 경우 최신 뉴스를 제공하고, 콩쿠를 연주를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쇼팽콩쿠르를 통해 미래의 젊은 거장을 만나보고, 피아노의 매력과 쇼팽이 남긴 작품을 감상하며 바르샤바의 가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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