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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의 와인이야기> 비싼 와인 맛도 좋을까?
2021년 09월 29일(수) 19:16
호주 교민중에도 와인 품질을 가격으로 판단하려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와인 가격과 품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단돈 5달러짜리 와인이 있는가 하면 한 병에 수백 달러가 넘는 와인도 있기 때문이다.

와인 제조 관점에서 보면 무게감 있는 풀바디 와인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와인에서 무게감이란 쉽게 말해서 진하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와인은 물같이 가볍고 어떤 와인은 맛과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와인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이런 와인의 가격이 비싼 편이다.

진한 와인은 왜 비쌀까? 레드와인일 경우 포도 껍질과 씨에 있는 성분이 많이 우러날수록 색도 짙고 맛도 강하게 된다. 또한 색깔과 무게감이 높을수록 항산화 작용이 높아 와인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와인메이커들은 와인을 진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포도 껍질에 있는 탄닌을 추가로 첨가해 주기도 하고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오크 나무에 있는 성분이 우러나게 하기도 한다.

또한 발효 전 포도 껍질의 성분이 잘 우러나게 여러 침연법(Maceration)을 사용한다. 진한 와인은 맛과 향이 너무 강해 이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숙성을 시키는데 숙성을 오래 시킬수록 비용이 늘어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가격은 단순히 품질로만 매겨지지 않는다. 희귀성, 스토리가 있는 와인, 특별한 포도나무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호주의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은 희귀한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 대형 와이너리들과 차별화를 통해 적정 가격을 유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싼 와인이 맛도 좋을까?

이전 글에서 와인 경력에 따라 와인 선호도가 바뀐다는 것을 언급했다.

비싼 풀바디 계통의 와인은 와인을 많이 마셔보아 진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맛있고 좋은 와인이 될 수 있겠지만 떫고 쓰고 자극적인 것을 싫어하는 와인 초보자들에겐 별로일 경우가 많다.

맛 또한 여러 요인에 의해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맛이 좋다는 개념 또한 일반화 할 수 없다. 최근에 재미있는 와인 테이스팅 논문이 발표되었다.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14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는데 싼 와인을 실제 가격 보다 4배 높게 말하고 실험자들에게 주었더니 참가자들은 그 와인이 다른 비싼 와인보다 맛이 더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실험에서 일반인들은 무거운 와인 보다는 과일향이 나고 너무 무겁지 않은 심플한 와인에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한 실험에서 두 와인 중에 어떤 것이 더 맛있느냐는 실험을 했던 적이 있다. 마시기 전에 한 와인은 10달러짜리이고 또 다른 와인은 50달러짜리라고 미리 가격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50달러짜리 와인이 더 맛있다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이 두 와인은 같은 와인이었다.

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뉴욕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소위 와인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에게 한 병에 2,000달러 하는 와인을 서빙했다. 와인을 맛본 전문가들은 그 와인에 대해서 극찬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 와인은 그 레스토랑에서 가장 싼 단돈 18달러짜리 와인이 실수로 잘못 서빙된 것이다.



※유영재씨는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 와인 사이언스 박사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와인 품질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동그라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까!?’와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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