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무산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을 위한 연구 용역보고회가 나주시의 불참으로 모양새가 영 아니게됐다. 용역 수행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센센터에서 혁신도시 발전기금 설치 및 재단설립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나주시 관계자는 나오지 않았다.

나주시는 혁신도시 발전 출연금 조성 방안 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전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를 발전기금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나주시와 전남도는 그동안 혁신도시 여건 개선에 투입한 비용을 고려하면 지방세 전액을 기금으로 조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반발한다. 혁신도시 출범 당시인 2006년 2월 상생 차원에서 광주시와 나주시, 전남도 등 3개 지자체는 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과 재단 설립에 합의했으나 나주시의 계속된 반발과 전남도의 소극적인 자세로 성과 없이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광주시와 전남도, 광주시와 나주시 간 정서가 이러저러한 일로 별로 좋지 않다. 군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SRF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분쟁 등으로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다시 행정통합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는 계기를 맞는다. 광주와 전남이 천년을 함께해온 형제라지만 지역 이익 앞에서는 남처럼, 적처럼 변한다.

애초 3개 지자체가 상생으로 혁신도시 발전기금을 마련하자고 합의해놓고 이익충돌로 등을 돌리는 것은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나주시는 이의 또는 불만사항이 있으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당당하게 주장을 펴는 게 옳다. 광주시도 산업연구원의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면 나주시와 협의해 합리적인 조정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전남도도 비켜나 있기만 해선 안 될 것이다. 언제까지 말로만 상생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