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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죽음

김한호(문학박사·문학평론가)

2021년 09월 08일(수) 00:32
코로나가 만연한 올 여름은 매미소리가 지겨울 만큼 폭염이 극심했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온인데다 세계 곳곳에 산불이 발생하여 마치 지구가 불타고 있는 듯하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에서는 알프스 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녹아내리자 방수포로 덮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이렇게 지구 환경이 갑자기 악화된 것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인간이 저지른 과오 때문에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구나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급속도로 녹으면서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몰디브, 투발로가 해수면이 높아져 바다에 잠기고, 뉴욕, 상해, 부산 등 해안도시가 침수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침수 피해가 커서 수도를 옮긴다고 한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생존마저도 위협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황제펭귄은 해빙이 늘어나는 겨울에 천적을 피해 남극에서만 번식한다. 그런데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자 남극의 바다얼음이 녹으면서 황제펭귄이 번식을 하지 못하고, 새끼들이 방수 기능이 있는 깃털을 갖추지 못해 수만 마리가 익사하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황제펭귄은 수천 마리씩 뭉쳐 허들링으로 방풍벽을 만들어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면서 영하 50℃의 강추위와 시속 150㎞의 강풍을 견뎌낸다. 암수가 함께 얼음 위에 돌로 만든 둥지를 짓고 두세 개의 알을 낳아 부화하면 암컷은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고 수컷이 새끼를 기른다. 그런데 남극의 해빙이 급감하면서 황제펭귄이 번식할 서식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대서양 해변에 사는 마젤란펭귄도 바닷물의 오염과 바다 쓰레기로 떼죽음을 당했다. 심지어 브라질 해변에서 죽은 마젤란 펭귄의 몸속에선 굶주린 펭귄이 삼킨 인간이 쓰다 버린 코로나 마스크가 나왔다.

펭귄은 남극 대륙과 남반구의 적도 부근에서부터 극지방에까지 17종이 살고 있다. 공룡시대가 끝난 6,100만 년 전에 출현한 펭귄은 수명이 20~30년으로 현생 생물 중에서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과 더불어 몇 안 되는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이다. 펭귄은 조류이지만 날지 못하고 헤엄을 잘 친다. 황제펭귄의 잠수 시간은 최대 30분이며 잠수 깊이는 수심 450m로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데 1년 동안 이동거리는 최대 9,000㎞나 된다.

펭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다. 아이들은 사람처럼 두 발로 뒤뚱뒤뚱 걸어가는 펭귄 애니메이션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펭귄 캐릭터로는 뽀로로와 펭수가 있다. 펭수는 황제펭귄을 닮은 캐릭터이며, 뽀로로는 가슴이 하얗고 파란 털을 가진 쇠푸른펭귄으로 비행기 조종사가 쓰는 헬멧과 비행 슈트을 입고 있다. 하늘을 날고 싶지만 날지 못하는 펭귄의 꿈이 뽀로로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아직 학교에 가기 전인 아이들이 펭귄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들은 부모 형제가 없으니 함께 놀아줄 친구가 펭귄이었다. 불쌍한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이 추운 극지방에 사는 펭귄 같아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들도 펭귄처럼 서로 도와가며 모진 추위를 견디듯 거친 사회에서 아무 탈 없이 잘 자라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펭귄이 사라지면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상처를 받을까봐 염려스럽다.

남극 대륙에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황제펭귄은 사람을 봐도 피하거나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보면 아이들처럼 친근하게 졸졸 따라다닌다. 이렇게 귀여운 펭귄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남극에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아 황제펭귄이 번식할 서식지를 잃고 떼죽음을 당하여 멸종 위기라는 것은 비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동식물이 살지 못한다면 결국 인간도 멸종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펭귄이 떼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온실가스를 줄이고 공해와 오염을 예방하여 동식물이 멸종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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