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문화예술회관장을 개방형 직위에서 해제키로 한 데 대해 지역 문화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시는 당분간 행정경험이 풍부한 공무원을 문화예술회관장으로 임용하고 내년 상반기 중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문화도시협의회, 한국민족극협회,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등 문화계는 지난 2일 공동 성명을 내고 “광주시가 문화예술회관장의 개방형 직위를 해제하기로 한 것은 문화행정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지역 문화계와 예술인들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문화예술회관장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공무원들이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안식처로 인식돼오다 2019년부터 개방형으로 전환해 시민의 문화권 확대와 지역 문화 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며 “그러나 개방형 직위로 전환된 이후 처음 임명된 문화예술회관장은 임명 당시에도 전문성 부족과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이 있는 관장의 사의 표명과 광주시의 즉각 수리 및 개방형 직위 해제라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지역 문화계와의 어떠한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방형 직위를 해제한 것에 대해 광주시는 즉각 사과하고 조속하게 원상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시립극단 부조리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광주청년유니온, 조선대 교지편집위원회 민주조선 등도 이날 별도의 공동 성명을 내고 “광주시가 지역 문화계와 시민사회와의 어떠한 소통 없이 개방형 제도 도입과 결과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평가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개방형 직위 해제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정의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많은 시간과 문화계, 시민사회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자리에서 약속한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상황에서 지역 예술계와 시민사회가 납득할만한 그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사임 이후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회관장의 태도와 사의 표명 이후의 행보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가 내부 논의를 통해 후임을 공무원으로 충원하려고 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공연이 크게 축소돼 이 기간 동안 문예회관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 공연작품과 연계된 관광 상품화를 위한 예산확보, 공사부서와의 유기적 협력 등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문화예술회관 개방형 직위 해제에 따른 지역 예술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의도와 달리 오해의 소지를 만든 점은 유감"이라며 "당분간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문화분야에 경험과 소통능력이 풍부한 공무원을 내부 공모를 통해 임용하고, 향후 시의회와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9년 2월 개방형 직위(4급) 관장으로 임명된 성현출 문예회관장은 임기를 6개월가량 남겨 두고 최근 관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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