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오지현 기자] 오뚜기,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 팔도까지 라면 가격을 올리는 등 이른바 ‘도미노 인상’이 계속되면서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라면업계가 일제히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한 탓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내달 1일부터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13개 라면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삼양라면은 810원에서 860원으로 6.17%, 불닭볶음면은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2% 오른다. 짜짜로니, 맛있는 라면은 50원, 까르보불닭볶음면은 100원 인상된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팔도도 내달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

비빔면이 900원에서 1,000원으로 11.11%, 왕뚜껑은 1,150원에서 1,250원으로 8.7% 오른다. 도시락은 6.1%, 일품 해물라면도 6.3% 인상된다.

팔도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이들 모두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제조 원가 상승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삼양식품은 “라면이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만큼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감내하고자 했지만 지속되는 인건비, 물류비 등의 제반 비용 상승과 팜유, 밀가루, 수프 등 원재료비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라면업계의 제품 가격 오름세가 전반적인 식료품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민음식’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던 라면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림에 따라 다른 업계도 이른바 ‘도미노’처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실제 곡물을 비롯한 전분당, 밀가루, 설탕, 유지 등 핵심 4대 소재 식품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가공식품군 또한 이번 라면 값 상승을 계기로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나섰다.

롯데제과는 내달 1일부터 제품 11종 가격을 평균 12.2% 인상한다고 밝혔다. 해태제과 또한 이달 1일부터 홈런볼과 맛동산, 버터링 등 대표 과자 5종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낙농가의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유업계의 우유 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우유 가격이 인상될 경우 치즈, 빵,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는 등 밥상 물가는 계속해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공품 등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는 등 위기의 상황을 맞을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가격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