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로 접어들면서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에어컨이 없으면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처럼 연일 더운 날씨 속에 땀을 많이 흘려 구미가 당기지 않거나 두통이 생기는 등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한다.

미소필한의원 박태희 원장의 도움말을 받아 주하병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 등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증상

동의보감에서는 늦봄에서 초여름에 이르는 시기에 음(陰)이 허(虛)하고 원기가 부족해 주하병이 생기기 쉽다고 기록돼 있다.

주하병이 생기는 원인은 자외선 자극이 많아짐과 동시에 체온조절을 하는 자율신경계가 갑작스러운 더위에 과도한 활동으로 지치기 때문이다. 주요 증상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럽고, 식욕이 없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다. 손발이 화끈거리며 숨이 차고 소화도 안 되며 설사를 하기도 하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도 있다.

한의학에선 주하병을 양서(陽暑)와 음서(陰暑)로 나누는데 양서는 더위에 과도하게 노출돼 심신이 피로해지고 기운이 손상돼 나타나며 음서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 에어컨과 같은 차가운 바람을 과도하게 맞거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 생기는 감기나 냉방병을 말한다.



◇치료

주하병의 치료는 모든 병이 그렇듯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수분 섭취다. 가볍게 나타나는 증상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신체적 증상들이 장시간 반복해 나타나는 증상이 생기면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 올바른 진단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한약 처방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두통이나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침이나 뜸 치료를 병행하면 단시간에 회복할 수 있다. 한의약의 치료는 병소를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병을 이겨낼 수 있게 인체의 리듬을 살려주는 최고의 방법이다. 주하병 역시 특정 병소가 있는 질환이 아니므로 한의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제일이라 하겠다.



◇예방

생활 속에서 주하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단순히 더위를 타는 경우에는 가볍게 차를 마시는 것으로 쉽게 이겨낼 수 있다. 차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여름철에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는 보리차가 있다. 보리는 찬 성질이 있어 여름철 체온조절에도 도움이 되며 갈증을 해소하고 소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알킬피라진 성분이 있어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텀블러에 시원한 보리차를 넣어서 수시로 마셔주는 것은 여름철에 어떠한 보양식을 먹는 것보다 좋다.

또 다른 차로는 오미자차를 권한다.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 불리는 오미자는 피로 회복, 간 기능 개선, 기침 가래 완화 등의 효능이 있으며 갈증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돼 여름철에 시원하게 마시면 좋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커피숍에는 오미자를 이용한 여름 시즌 음료를 많이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차로는 갈증해소에 좋으며,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살균해독작용이 있어서 여름철에 쉽게 발생하는 식중독을 예방하고 배탈에도 도움이 되는 매실차가 있다. 이런 종류의 차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간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 더위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므로 각자 집에서 편하게 음용하면 좋다.

이외에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주의점도 중요하다.

적절한 야외 활동은 양기 발산을 돕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하고 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하지만 지나친 야외활동은 원기와 진액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의 바깥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흔한 질병인 식중독과 장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물은 끓여서, 음식은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세균은 대부분 손을 통해 오기에 외출 후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인다. 숙면은 면역체계와 피로 회복에 중요한 요소로 숙면을 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활동량이 많아지면 수면시간이 줄고 실내 온도 상승으로 수면의 질이 나빠지기 쉽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너무 늦게 자지 않고 잠들고 난 후 2시간 정도는 서늘한 온도에서 자며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몇 주가 지나면 이 더위도 다 끝난다. 이런 방법들로 더위를 이겨내고 가을에는 모두 다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리=이나라 기자

박태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