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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난초가 곳곳에 스민 ‘안빈낙도’

신안 가란도
해상보행교 생겨 이젠 풍요의 섬 탈바꿈
편의·복지시설·진입로 개설 등 환경 개선
돌캐노둣길·짝짓기나무 등 볼거리도 풍성

2021년 08월 12일(목) 17:17
‘섬 속의 섬’ 가란도가 다리 개통(오른쪽 아래)에 따라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은 물론 관광객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됐다.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신안군 압해읍 가란리가 깨끗하고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탈바꿈 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수준보장을 위한 취약지역 생활여건을 개조하는 새뜰마을 사업이 한창이다.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돼 삶의 질도 확 달라졌다.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건강한 복지 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마을 특성과 잘 어우러진 적정 수준의 시설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계절 늘 푸른 신안군의 이미지에 걸맞게 마을 진입로 구간에 숲길도 조성한다.

주민들은 쉼을 제공받고 방문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해 사람들을 끌어 모을 목표도 세웠다.

◇‘섬 속의 섬’가란도 정주여건 개선

가란도는 신안군 압해읍에 속한 ‘섬 속의 섬’이었다. 물 사정이 어려워 늘 식수난을 겪어왔으나 가란대교 설치로 장흥댐 원류의 물을 공급받음에 따라 물 걱정을 끝냈다.

2013년 압해도와 가란도를 잇는 길이 275m, 폭 2.5m 해상보행교가 놓였다. 가란대교는 상수도를 공급하는 관로시설인 셈이다. 부속섬으로 까치섬과 솔섬 등이 있다.

섬의 남서쪽으로 약 200m의 수로 건너편이 압해도다. 섬 곳곳에 아름다운 난초가 자생하고 있어 가란도라 칭했다. 한양 조씨가 임진왜란 당시 처음 입도했고 이후 인동 장씨, 울산 김씨 등이 마을을 이뤘다.

기다란 해안도 매력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무려 6.000m에 달한다. 모실길이 잘 조성돼 트레킹 코스로 차츰 유명세를 타면서 가란도를 넘어 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면 바깥세상을 잠시 내려놓을 만큼 걷기에 제격이다.

볼거리가 즐비하고 자연 그대로의 풍광은 덤이다. 연안 일대는 산란장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봄, 여름에는 제주 난류의 북상에 따라 조기와 갈치, 삼치 등 남해성 어족이 풍부하다.

넓게 펼쳐진 간석지도 눈길을 끈다. 바닷물을 막은 방조제 뒤편에서는 제법 자란 벼가 하늘 높이 고개를 들었다. 주민 대부분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는 중이다.

청정 바다에서는 낙지와 바지락, 숭어, 새우 등이 잘 잡힌다.

◇새뜰마을 사업 활기

가란마을은 작은 섬이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전체 65가구 72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마을 기반시설은 낡았고 정주환경 또한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61가구가 1급 발암물질인 슬레이트 지붕으로 30년 이상 노후주택이 62가구, 실 거주 42가구 중 재래식 화장실이 10가구에 이른다.

가란도는 지난2019년 새뜰마을 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국비 2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집중, 개발중이다. 우선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한 가로등 교체는 완료했고 마을안길포장과 가드레일설치, 배수로정비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관을 흐리는 방치된 빈집 정비, 슬레이트도 대부분 철거를 마쳤다.

방범용 CCTV설치, 위험구간 옹벽 정비 등 마을의 안전을 위한 기반시설도 구축한다. 지붕과 담장에도 ‘가란도의 색’을 정해 아름답게 채색할 계획도 세웠다. 재래식 화장실과 낡은 집수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박우량 군수는 잇따라 가란도를 찾아 지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섬 개발 추진 상황 점검에 나섰다. 특히 지역 주민의 생활과 위생 인프라 구축, 휴먼케어 사업 등 정주 여건의 획기적 개선을 주문했다.

박 군수는 “늘 푸른 신안군의 이미지에 걸맞게 마을 진입로 구간에 숲길을 조성해 방문객과 관광객을 끌어 모으자”고 제안했다. 박 군수는 “취약한 농어촌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깨끗한 안전한 마을 조성을 위한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적극 대처해 균등한 지역 개발과 마을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볼거리 한 가득

사나운 더위가 맹렬하게 달려들던 지난 주말, 머리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이고 가란마을 입구에 닿았다. 육지와 섬을 연결해 통행이 가능토록 만든 해상보행교 시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압해읍에서 생필품 등을 싣고 들어오는 전기차와 오토바이가 다리 위를 달린다.

다리 한가운데 서니 햇볕을 잔뜩 머금은 후텁지근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뒤로는 조금 전 건너온 압해대교가 선명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위에서 낚시에 여념이 없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걸음에 넘어 온 다리 끝, 가란마을 선착장 입구에는 최근 어업인쉼터가 조성됐다. 어업인들이 편히 작업할 수 있는 탈의실과 세면장, 가란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위생적인 화장실 등을 갖췄다.

지난 2016년부터 조성해온 어업인 안전쉼터 사업은 해양수산부 사업으로 당초 사업비는 1억2,000만원(국비 50%, 군비 50%)이었으나, 낚시터 환경개선사업비와 군비를 더 추가했다.

총 2억9,000여만원을 들여 지난달 외부 화장실 2개를 추가해 튼튼하고 편리한 쉼터를 완성했다.

가란도 어업인 안전쉼터는 신안군 낙도지역에 설치된 22번째 쉼터다. 건축면적 61.53㎡(18평), 경량철골구조로 해양수산부 표준모델을 채택했다.

조용하고 편안한 솔등해수욕장을 지나 반듯반듯하게 쌓아 놓은 방조제 둑길로 접어든다. 얕은 바다위에서 무리지어 노니는 중대백로와 왜가리가 낯선 이의 방문에 화들짝 놀라 황급히 날개를 펼쳐 허공을 갈랐다.

꽤나 면적이 큰 일구지 않은 논은 무성한 수풀이 차지했다.

10여분을 지나 마을안으로 들어서니 깨끗하게 정비를 마친 마을 안길이 반갑게 맞는다.

주민들은 대부분 섬의 중심에 해당하는 가란마을에 모여 산다. 어르신들의 사랑방인 경로당과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지소, 운동기구가 촘촘히 들어섰다.

마을을 벗어나 돌캐노둣길로 걸음을 옮겼다. 인기척에 수수밭에서 꿩이 소스라치게 날아오른다.

노둣길에 밀려오는 바닷물 소리가 시원하다. 물이 차오른 갯바위를 걷는 생소한 체험도 가능하다. 돌캐노둣길을 따라 용두산 용머리로 향했으나 우거진 수풀과 잡목 때문에 발길을 돌렸다.

이정표를 따라 용굴로 가는 길은 다시 해변이다. 왼편 산 밑에 ‘금굴’로도 불리는 꽤나 큰 동굴이다. 동굴 안은 서늘하고 어두워 길이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제 강점기 당시 금 채취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주민들의 설명이다.

차오른 바닷물을 피해 먼 발치에서 주상절리를 눈에 담았다. 긴 세월 바다와 바람이 만들어 낸 자연의 신비다.

길을 재촉해 가란도의 명물 ‘짝짓기나무’에 섰다. 가란도 총각과 건너편 까치섬의 처녀가 서로 사랑하다 양가의 반대로 결혼을 못 이루고 남몰래 이곳에서 사랑을 속삭였다. 이들의 사랑이 애절하고 영원해 짝 짓는 모습으로 나무가 됐다.

꼭 껴안은 모습이 남녀의 애틋한 정을 그대로 내보인다.

가란도 선착장으로 가는 길,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한가득 흐드러지게 피었다.

반듯반듯하게 잘라 켜켜이 쌓아놓은 방조제는 바람에 밀려오는 바닷물을 수줍게 밀어낸다.

짙푸른 바다로 부서지는 은빛 햇살을 맞고 지나 온 가란대교를 넘었다. /신안=이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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