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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34> 오보이니스트 한이제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한 경험 안겨주는 안정된 연주자 되고파”

2021년 08월 11일(수) 21:03
오보이니스트 한이제
광주 공연, 솔리스트로서 음악 들려줄 수 있다는 기대 커

윌리엄스 오보에 협주곡, 우울하고 목가적이며 발랄함도

코로나로 힘든 시기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 되길



일찍 오사카 국제음악콩쿨 1위 없는 2위 입상을 비롯해 동아콩쿠르 1위, KBS·한전 음악콩쿠르 전체대상, 스위스 무리(Muri) 국제콩쿠르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오보이스트 한이제는 현재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도미닉 볼렌베버를 사사하며 자신의 음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카라얀 아카데미’에서 오보에 수석 조나단 켈리에게 멘토링을 받으며 키릴 페트렌코,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주민 메타 등 최고 지휘자들과 한 무대에 오르는 오보이스트 한이제에게 근황을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광주에서는 처음 공연이시죠? 광주시향과 공연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요.

▲코로나19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연주회가 취소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 생각과 음악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너무 기뻤어요. 힘든 시기를 보내시는 모든 분들께 저의 연주가 작은 위로가 되길 원합니다. 광주에서 처음 보여드리는 협연으로 어깨가 무거운데요. 이번을 계기로 솔리스트로서 저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기대가 크며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코로나 가운데 독일에서 유학생활은 어떤가요? 코로나가 가져온 내 생활의 변화가 있다면?

▲코로나가 터진 직후 1년간은 연주가 모두 취소되고, 준비하던 모든 계획들이 물거품이 됐죠. 모든 공연들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매주 공연이 있어 바쁘게 연습하고 연주 준비를 하던 저에게 나는 무엇을 위해 음악을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어요. “음악가는 스스로를 결코 닫지 말고 예술을 생각하며, 동시대의 사람들과 같이 살고 호흡하여 자신의 작품을 사회의 모든 삶의 표현으로 만들어야 한다” 라고 말했던 본 윌리엄스처럼 코로나 시기라도 나를 부정적인 면에 가두지 말고 지금 현재에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현재 힘들어진 삶조차 음악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렇기에 생활이 전에 비해 단조로워 졌지만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게 되며 나 자신과 오보에가 더욱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키릴 페트렌코, 마리스 얀손스, 사이먼 래틀, 주빈 메타 등 거장 지휘자들과도 무대에서 경험한 특별한 배움이나 연습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가가 글로써 그들의 생각을 전하듯이 음악가들도 그들만의 가치관이나 의견을 음악으로써 관중들에게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유명한 지휘자나 연주자들과 연주한다는 것은 연주의 다양한 경험과 음악적 실력을 향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오며 느꼈던 다방면의 감정들이나 경험, 가치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삶에 대한 태도를 배우기도 하고 공감과 위로를 받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교를 넘어서 자신의 메시지를 책으로 전하는 것처럼, 저도 음악적 메시지를 같이 공유하면서 전달하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를린필 수석 잉글리시 호른 주자인 도미닉 볼렌베버 함께.
-2018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라얀 아카데미’에서 오보에 수석 조나단 켈리에게 멘토링을 받고, 최근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베를린필 수석 잉글리시 호른 주자인 도미닉 볼렌베버를 사사하며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을 각각 배우면서 두 악기의 공통점과 다른 매력이 있다면?

▲작곡가들은 스토리텔링을 할 때 어떤 악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음악적인 해석과 테크닉적인 부분, 소리를 만드는 방법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오보에와 잉글리시 혼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달라요.

하지만 잉글리시혼은 주로 멜랑콜리하고 서정적이며 슬픈 이야기를 할 때 많이 쓰이는데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2악장처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거나 쇼스타코비치 심포니에서 전쟁의 비참함을 노래하는 등과 같은 곡들이 있어요. 그렇기에 오보에보다는 조금 더 멜랑콜리하고 우울한 듯 연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두 악기 모두 공통으로 가장 깊이 고민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최선의 연주를 하는 방법이에요. 베를린 필하모니는 대부분 매주 한 프로그램으로 세 번의 연주를 해요. 컨디션이 안 좋거나 악기가 문제가 있을 때 한 번쯤은 연주가 안 좋을 법도 한데 모든 연주가 다 다르게 연주될지라도 항상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이처럼 관객들에게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행복한 경험을 안겨주는 안정된 연주자가 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힐링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독일인 절반 이상이 자전거를 매주 타며 출퇴근이나 장을 보러 갈 때 이용하고 있어요. 또한, 한국처럼 경사가 있는 도로들이 많지 않고 자전거를 위한 기차 이용칸, 자전거 도로 등이 굉장히 편리해요.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도 자전거와 친해지게 되어서 출퇴근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받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는 집 주변 공원이나 멀리는 베를린 근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자연에서 휴식하며 돌아오곤 해요.

-광주시향과 연주할 윌리엄스 오보에 협주곡의 특징과 매력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본 윌리엄스는 이 곡을 작곡할 때 산업혁명으로 중요했던 런던 근교 시골에서 지냈어요. 시골에서 부르던 영국 민요는 그의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산업혁명으로 고조된 분위기는 민족주의 의식을 일으켰죠. 앞서 말씀드렸듯 “음악가는 스스로를 결코 닫지 말고 예술을 생각하며, 동시대의 사람들과 같이 살고 호흡하여 자신의 작품을 사회의 모든 삶의 표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던 본윌리엄스는 이 곡에 영국 시골풍의 정서와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을 표현하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그는 베를린에서 브루흐에게 수학하다 그가 추구하는 길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프랑스로 건너가 3살 어렸던 라벨에게 수학하기도 했는데요, “라벨은 선율 대신에 음색이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관현악을 쓸 것인지 일러주었다.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예술적 문제들을 바라볼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