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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눈으로 직시한 소외된 여성들의 삶

임미나 신작 소설집 ‘벼꽃’ 출간
‘향기’·‘봄날’ 등 8개 작품 수록

2021년 08월 09일(월) 20:25
임미나 작가
2016년 광주·전남작가 소설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미나 작가가 신작 소설집 ‘벼꽃’(아꿈 刊)을 펴냈다.

작가는 전주 출생으로 현재 해남의 섬에 있는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 광주전남 작가회의, 땅끝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 작가의 소설집 ‘벼꽃’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버림받은 소외된 여성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작가의 눈으로 직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돈을 들고 튄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편지를 쓰는 10대 미혼모의 이야기 ‘향기’, 한 때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의 영상이 결혼을 한 달 앞두고, 결혼 할 남자의 눈에 띄어 파국을 맞는 여성의 이야기 ‘눈’의 20대 여성 주인공, 할머니와의 동거에서 불화와 화해를 다룬 ‘바람의 집’, 30대 여성의 무기력한 삶과 불행의 대물림을 그린 ‘복’, 시어머니가 당한 성폭행을 자신이 당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섬’, 노란 포대를 들고 구걸로 ‘십 원만 주세요’를 외치며 길 위에서 살아가는 40대 여성 주인공의 ‘벼꽃’ 등 8개의 소설로 구성됐다.

작가는 표제작 ‘벼꽃’에서 구걸마저도 남편과 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봄날’에서 50대 또는 60대 여성들에게 남은 건 침대에 묶여 있는 병든 몸 뿐이다. 그녀가 꽁꽁 언 손으로 쓴 소설의 끈을 따라가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뜨거워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작가는 “잘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는 떠들썩하다. 코로나 19로 죽어가는 사람이 많을 수록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적고 있다.

해남의 요양원에서 마주한 사람들은 고독하고 지루해 보였다. 그들의 고독 속에 한 발 들어가 보려고 했고, 지루함을 없애 보려고 했지만 어려웠었고, 이를 지켜보면서 얻은 생각은 시간의 속도였다고 한다. 그들은 90킬로나 80킬로의 속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자신이 느끼는 속도로 그들의 시간을 쟀음을 알게 된 것.

“비록 빠른 속도로 시간이 지나가더라도 여전히 고독하고 두 손, 두 발 놓고 보내는 시간을 지루하게 느끼며 그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작가는 회상한다.

“세상 구석구석에서 나를 비롯해 미미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존재들이 모이고 모여서 세상을 이루고 있지만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매스컴에 오르고, 주목을 받고, 세상을 자신의 무대인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려서 어느 누구도 이름 석 자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 하찮게 구석으로 밀리면서도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이원화 소설가는 “임 작가는 ‘벼꽃’에서 소설 주인공의 다양한 층위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의 사회의식이 돋보이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며 “인간의 계급을 갑을병정으로 나눈다면 임미나 소설의 주인공들은 아마 을과 병을 지나 정쯤이 아닐까. 작가의 작품들은 책상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글을 쓰는 작가적 근성과 사회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라고 썼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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