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붕괴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두 달이 지났지만, 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는 안전불감증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구간을 공사에 필요한 건설 자재로 가로막아 통행을 방해하는 등 안전에 대한 수칙과 규칙을 도외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사현장 우측의 인도 구간은 주민들이 통행하지 못하도록 공사현장으로 사용 중이며, 보행자 안전을 위한 안전펜스마저 설치돼 있지 않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현장의 안전관리·감독을 수행해야 할 관할 지자체인 북구는 안전사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지 않고, 되려 무사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해당 건설업체가 공사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이미 설치된 펜스를 철거한 것으로 판단 된다”면서 “건설현장 우측 인도는 2차선에 3차선으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그 공사가 끝나게 되면 인도와 함께 도로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는 봐주기식(?)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안전펜스와 인도를 설치해야 하는 공정이 남아있는 상태이며, 아직은 현재 공사가 시작된 단계라 안전규정 위반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해당 건설사가 북구청에 제출한 안전관리계약서를 보면 명확히 규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통행안전 설치 및 교통소통 계획도에는 공사현장 외곽에 빨간색 선으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지만, 이를 어기고 안전펜스를 무단으로 철거한 것이다. 또, 철거 과정에서 구청 관할 부서에 안전펜스 철거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공사장에 대한 안전관리 소홀은 자칫 생명과 직결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6월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철거건물 붕괴사고 역시 국과수 감식결과를 통해 지자체 관리 허술과 공사업체의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인재로 드러났다.

북구는 “설마 사고가 나겠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이번 사고의 교훈을 새겨 삼아 공사현장 관리·감독에 철저히 하길 바란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