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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느는데 일할 사람 없어요"

주 52시간게로 타 업종 발돌려
40대 이상 대부분 젊은층 없어
정부 차원 근본대책 마련해야
■전남 조선업계 인력난

2021년 08월 05일(목) 19:00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급 LPG추진선 (90,000 cbm급) ‘벨라비스타 익스플로러(Bellavista Explorer)’호의 시운전 모습.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전남매일=길용현 기자]전남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 호황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늘어난 물량을 처리할 사람이 없어 최악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402만 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역시 44척(현대삼호 33척·대한조선 11척)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배가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 수주 잔량도 평균 106척으로 2019년 83척, 지난해 82척에 비해 완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 운임 상승, 유가 상승,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선박, 해양플랜트 발주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호황 속에도 전남 조선업계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배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건조 시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면 조선사가 패널티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이중 장부를 작성, 초과 근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업계는 인력 수급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고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업종이다 보니 신규 인력이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인력을 확보하는 것 만큼 현재 있는 인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협력사의 인력 사정은 더 취약하다. 통상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에 투입되는 인력의 80~90%가량은 협력사 근로자들이 맡고 있다 .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계 불황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기술 인력 상당수가 조선업계를 떠난 상황이다.

영암의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추가 근무가 가능해 잔업 수당이 많았던 과거에는 노동 강도가 높아도 일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많았다”며 “지금은 주 52시간제 때문에 벌이가 줄면서 상당수 인력이 수도권 신도시 건설 현장, 해상풍력단지 공사 현장 등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있는 사람들의 다수는 이쪽에 터를 두고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고 있는 40대 이상이 대부분이고 20~30대 젊은층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남도는 조선업계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용접·도장·전기배관 등 직접적 배 건조 필요 인력 700명 양성을 목표로 ‘기능인력 훈련수당 지원’사업과 중소조선 생산인력 양성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200명 양성을 목표로 훈련수당 지원은 현대삼호, 대한조선, 폴리텍, 목포대 입교자 등에게 월 100만원씩 3개월간 지급되며 올해 추경을 통해 3억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조선업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조선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도가 높다”며 “조선업종에 대한 외국인 노동자 고용 확대·채용 규정 완화 등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스마트 공장 도입,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길용현 기자         길용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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