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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어머니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

김규성 시인, ‘산경’ ‘모경’ 산문집 펴내

2021년 07월 20일(화) 09:23
담양군 대덕면 소재지에서 만덕산과 연산이 이루는 골짜기를 넘어가면 꾀꼬리봉 자락에 문학집필공간 ‘글 낳은 집’이 있다. 전국의 문인들이 이곳에 머물며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창작의 산실인데, 이 집의 주인장이 김규성 시인이다.

영광이 고향인 김 시인은 “어린 시절 산과 바다를 끼고 자랐으며, 어머니의 칭찬을 채찍 삼아 자랐다”고 한다. 성격 형성기의 배경이자 모태인 그 기억은 나이 들어 시인을 다시 산자락에 둥지를 틀게 했다.

김 시인이 산에서 얻은 단상 108편이 수록된 ‘산경’과 어머니로부터 터득한 삶의 지혜 90편이 수록된 ‘모경’ 등 두 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시인이 살아오면서 삶의 척도가 돼 준 말들을 한 자 한 자 적어 모아 놓은 것이 바로 이 책들이다. 그중 어머니에게서 발원한 것이 ‘모경’이 됐고, 산에서 발원한 것이 ‘산경’이 됐다.

경의 한자어인 ‘經’은 비단실과 베틀의 세로줄 모양을 조합한 글자이니 바른 길이 곧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경전’ 하면 어쩐지 쉽게 가닿기 어려운 거리감도 있지만 시인은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에서 우러나온 산과 어머니에 대한 ‘헌사’ 정도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머니는 나를 보실 때마다 세상에서 제일 어여쁜 꽃이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나는 나이 들어서도 한 송이 꽃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머니한테만 그토록 삼삼히 눈에 밟히는 꽃이었다. 그러기에 내가 꽃이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한사코 오래오래 사셔야만 했다. 그 천하의 유일한 꽃 감정사가 살아 계실 때 더 어여쁜 꽃을 피우지 못한 죄가 새록새록 아프다.<‘모경’ 중에서>

내 품속에 둥지를 틀고 드나드는 새가 몇 마리인지 나는 모른다. 물론 어제 딱따구리가 새끼를 몇 마리나 낳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모르는 것이야말로 저들이 스스럼없이 앉고, 날고, 노래하는 자유와 평화의 원천인 것만 알 뿐이다.<‘산경’ 중에서>

시인은 “어머니의 소망은 내가 잘 되고 잘 살기를 바라는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일념뿐이셨다. 비록 몸은 가셨지만 어머니는 그 간곡한 말씀으로 내 속에 살아 계신다. 이제 내 품에 그 말씀을 온전히 품을 차례다. 늦게나마 그분의 말씀과 기억을 모아 한 권의 경을 엮는다”고 서술했다.

김 시인은 200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신이 놓친 악보’, ‘시간에는 나사가 있다’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산들내 민들레’, ‘?’ 등이 있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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