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고흥-보성간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전의 ‘행태’에 보성군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사업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한전은 2,000억 원을 투입해 보성군 득량면 삼정리 일원에 2,550㎡ 면적 154kv 변전소 1개와 보성군 일대 및 고흥-보성 관통 송전선로 2개를 건설한다. 하지만 보성군과 관내 주민들은 송·변전소 설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전이 일부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암암리에 송·변전소 설치를 강행하는 등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성군을 배제하고 지역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했다.

보성군의 주요 생태·해양·관광자원 등이 훼손될 위기에도 직면해 파장은 커지고 있다.

고흥에서 보성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에는 보성군이 2005년부터 추진해온 명산 가꾸기 사업지 중 하나인 오봉산 가꾸기 현장이 포함돼 있다.

보성군은 세계 최대 구들장 채취 현장인 오봉산을 국가 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사업 대상지에는 비봉공룡화석산지, 득량만바다낚시공원, 율포해양관광단지 등 보성의 랜드마크가 집중돼 있다.

득량면은 주거밀집지역으로 사업 시행 때 발생하는 전자파로 주민의 생존권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에 보성군은 피해 상황을 우려해 수차례 대책회의를 갖고 주민들은 득량·회천·겸백 등 일대에서 사업 반대 궐기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갈등은 골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되는 항의에도 한전은 ‘국가전력 수급사업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무시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해 정책 수정이 절실해 보인다.

계속되는 갈등에 지역민들의 우려와 함께 양 기관의 행정력 낭비가 예상돼 하루빨리 대안이 마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