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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 선도도시 광주
2021년 07월 14일(수) 08:48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장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된다.” 패션 거장 미우차 프라다의 말이다. 광주가 ‘스포츠과학 선도도시’로 비상한다. 우리는 지난해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유망주였던 고 최숙현 선수를 떠나보냈다. 성적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메달이 중요하지 않다는 선언도 이어졌다. 위기가 닥치면 한계는 명징하게 드러난다. 진실은 아픈 법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본 사람은 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단추를 다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진지한 고민은 없었다. 선수들은 다시 성적 지상주의의 노예로 돌아갔다. 한국 스포츠는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방법을 배워야 한다.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처벌만 강조한다면 악순환의 쳇바퀴는 반복될 것이다. 현실 변화를 직시하고, 이를 반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과거의 정책을 관성적으로 유지하면 정책의 허점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다. 변화의 중심에 ‘광주’가 있다.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과학의 쓸모

과학의 쓸모는 실현됐을 때 의미가 있다. 경기력 향상의 4대 조건을 ‘체력, 기술, 심리, 전술’이라고 말하지만, 스포츠 과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광주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와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2019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스포츠 도시다. 올해 5월 26일에는 46억 아시아인들의 대축제인 ‘2038년 광주·대구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선언했다.

실현되지 않는 정책은 생명력이 없다. 광주시체육회는 2020년 전국 최초 스포츠과학 컨디셔닝센터를 개소하고, 기존 ‘스포츠과학센터’를 전국 최초의 ‘스포츠과학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 12일에는 민선 2기 조직개편을 통해 스포츠과학연구소를 회장 직속으로 배치하고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을 단행했다.

행동을 바꾸는 게 정책혁신의 출발이다. 스포츠과학연구소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과 협업해 세계 최초 ‘스포츠 유전자(DNA) 통합지원’ 사업을 통한 명실상부한 세계적 ‘스포츠과학 선도도시’로 거듭난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 사업은 과학 전문 다큐채널로 제작돼 오는 22일 밤 9시에 방송된다. 내년에는 스포츠과학센터와 컨디셔닝센터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선수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담금질 중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야기한 문제는 그것을 초래한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래를 걱정하면서 과거에 맞춰서는 안 된다. 생각의 틀을 확장해야 한다. 과학의 쓸모는 스포츠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이 실현됐을 때 역사가 된다.

-지역이 중앙에게

역사는 직선이 아닌 곡선이다. 흔들리는 추처럼 변한다. 지역과 중앙의 구분도 없어야 한다. 스포츠는 단순한 운동기술의 경연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며, 실패를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인성을 배운다. 중앙이 항상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 지역이 ‘조연’인 시대도 지났다. 기존의 관성을 넘어섰을 때 희망은 손짓한다.

스포츠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모습을 보고도 듣지 못했다. 말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듣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들어야 한다.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란 물리학 용어가 있다.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핵물질의 최소질량을 의미한다. ‘임계질량’이라고 하는 이 말은 사회의 변화를 설명하는 도구로 쓰임새가 확장됐다. ‘의미 있는 질적 변화를 불러오는 최소한의 수’라고 할까. ‘스포츠과학 선도도시 광주’에서 쏘아 올린 임계질량이 선수들의 곁을 지킬 수 있는 선한 영향력으로 자리매김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지역이 중앙에게 하는 이야기다.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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