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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최고의 으뜸 관광지 ‘명품 섬’ 명성

신안 흑산도 <상>
해양문화 예술 천혜의 절경 한 가득
장도·영산도·홍도·다물도·가거도 품어
영화 ‘자산어보’로 전국 관광객 발길

2021년 07월 08일(목) 17:37
박우량 신안군수가 흑산면 철새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전남매일 신안=이주열 기자]1004 섬 신안군의 으뜸 관광지로 손꼽히는 흑산도는 명품 섬이다.

흑산군도를 거느린 어미 섬으로 해양문화와 예술, 자연이 내준 절경이 한 가득이다. 중국대륙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국제 해양 항로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고려 의종 2년 정수개 부터 정약전, 최익현 등 130여명이 유배 온 절해고도였다.

사방이 바다와 접해 있고 크고 작은 100여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흑산도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장도’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영산도’를 품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와 다물도, 대둔도, 만재도,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까지 신비의 섬들이 흑산도를 에워쌓았다. 흑산도를 두차례에 나눠 싣는다.

◇흑산도의 관문 ‘예리항’

가거도에서 흑산도로 가는 뱃길은 두 시간을 훌쩍 넘긴다. 중간, 중간에 다물도와 하태도, 상태도에 들러 뭍으로 가는 이들을 싣는다.

흑산도에 닿은 배는 이미자의 ‘흑산도아가씨’를 부르며 손님들을 맞는다.

10여분 숨을 고른 뒤 뱃고동을 울리며 목포로 내달린다. 흑산도 예리항에 발을 디디자마자 알싸한 홍어 냄새가 코끝을 후빈다. 발걸음을 조금 옮긴 여객선터미널은 육지의 소식을 보듬고 숱한 사람과 사연을 떠나보내며 붐볐다.

오른편으로 약 50여m에는 손암 정약전 선생의 뜻을 기린 자산문화도서관이 위치한다. 정약전 선생의 15년 흑산도 유배 생활 기록과 그가 집필한 ‘자산어보’ 관련 자료가 있다.

자산어보는 국내 최초의 해양 수산 백과사전으로 최근 개봉한 흑백영화 ‘자산어보’ 인기로 이곳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흑산도 옛 문화 생활기구, 각종 도서류, 주민들로부터 기증 받은 과거 사진까지 전시돼 있다. 지난 1960~70년 대 예리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때를 짐작케 하는 사진도 눈에 띈다.

1구 경로당 가는 골목길 안으로 송도관과 남일관, 만춘옥, 추자관, 향미미장원 등이 켜켜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옆엔 흑산도의 과거를 상세히 설명해주는 표지석이 큼지막하다.

828년 신라 흥덕왕때 주민이 입도해서 지난 1969년 1월1일 비로소 신안군에 속한 흑산도다.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한 예리항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과거 60년대 어업전지기지로 동지나근해에서 조업 중인 선박들의 태풍 피항지로 파시가 형성돼 전국에 명성을 떨쳤다.

예리마을은 예로부터 ‘예미’로 불렸다. 산줄기가 바다를 속으로 끌고 들어 온 목이라 해 끌미, 예미, 예촌이라 칭했다. 풍수지리상 새 모양으로 생긴 흑산도에서 예리는 새의 입에 속하는 마을이다.

‘모든 것을 끌어 들이는 곳’인 셈이다.

예리항은 서해남부 영해 관리 거점 항만으로서 기능과 서남해 해상 관광 중심항으로 육성키 위해 개발중이다. 들고 나는 사람들과 오가는 차량들의 편의와 수송을 위해 물양장을 넓혔다. 새로 지은 숙박업소와 식당이 즐비하고 지역 상인들을 위한 착함 임대료로 영업중인 먹거리촌도 활기를 띄고 있다.

예리마을에는 1,0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중이다. 자연스럽게 섬의 중심은 진리에서 예리로 옮겨왔다. 흑산파출소와 해경흑산파출소, 소방파출소, 도초농협흑산지점과 신안수협 흑산지점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날 수협 위판장 앞은 오후에 발효 예정인 강풍주의보 예보에 피항 온 어선 예닐곱척이 불을 환하게 밝혔다.

홍어와 전복, 톳, 다시마 등 청정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각종 해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이 줄을 이었다.

빼곡한 가게들 사이로 서울 사는 자식들에게 보내기 위해 미역을 소분해 정성스럽게 포장하는 노부부가 정겹다.

대부분 섬에서는 자취를 감추다 시피 한 철물점은 만물상이다.“없는 거 빼고는 다 있다”는 주인장의 농담에서 정이 묻어난다. 각종 잡화를 떼어 와 파는 ‘패션타운’, 갯바위선상낚시대여점, 동네 어르신들의 핫플 ‘배낭기미 카페’ 등 여느 도시 골목과 진배없다.

예리항 뒷골목은 식당, 마실목, 모텔, 민박집이 대부분이다. 흑산도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객들의 발길은 2년 넘게 뜸해졌고 대부분의 식당들은 휴업 상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도는 발길 닿는 곳, 눈길 머무는 곳마다 비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보물섬이다”며 “예리항을 중심으로 고래공원과 상가, 어업, 항만 시설 등 소중한 근대문화 유산의 흔적들을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등록문화재 흑산성당

국토 최서남단 흑산도에 건립된 흑산성당은 지역민과 격동의 역사를 함께 지내왔다. 지난 2019년 등록문화재 제759로 이름을 올린 흑산성당은 근, 현대를 넘어 오면서 선교와 교육, 의료 분야에 걸쳐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덕분에 낙후된 지역 사회 발전을 돕고 이끌었다.

‘흑산성당’은 이곳에 천주교가 전파돼 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종교적 가치와 지역사적 의미가 큰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건축 과정에서 언덕의 딱딱한 암반 지형을 신도들이 깎아내고, 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몽돌 등을 자재로 활용했다.

독특하게 구성된 정면 중앙부 석조 종탑 등은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한국 천주교 창설의 일원인 정약전이 1801년 신유박해로 유배오면서 지역민들에게 전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으로 천주교가 전파되기 시작한 것은 1951년 흑산면의 장도에 공소가 건립되면서 부터다. 1956년 심리와 이듬해 사리에 공소가 건립돼 흑산도에는 천주 교세가 빠르게 확장됐다.

목포 산정동 본당은 브라질(S. Brazil, 진)신부를 파견해 1957년 흑산면 진리에 부지를 마련하고 다음해 11월 현 흑산성당을 건립했다. 흑산성당은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가난과 문맹을 겪어야 했던 흑산도 주민들을 위해 구호물품의 공급과 의료활동을 펼쳤다. 성모중학교를 건립하고 지난 1973년 폐교까지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는 등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철새들의 휴식처

진리 흑산면사무소 앞에 조성 중인 동백공원을 지나 이국적인 정취가 넘쳐나는 새조각공원을 향한다. 공원에는 세계 20여개국의 철새를 활용한 다양한 조형물 500여점이 들어섰다. 동백나무와 배롱나무 등 6,500여주를 심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새 조각 310점이 관람로를 따라 위용을 뽐낸다.

새조각박물관에는 철새 공예품과 흑산 동박새, 세계의 조류 등 3개의 주제로 개관 준비가 한창이다. 새와 관련된 다양한 목각, 공예 예술품는 전시는 국내에서는 최초다. 특히 박우량 신안군수와 공직자들이 펜더믹 시기 전부터 공무와 개인적인 국외 방문 때마다 철새로 만든 다양한 조형물을 구입해 기증한 특별한 곳이다.

또 미국의 저명한 철새목각 수공예 제작업체인 버드허그 스튜디오에서 실제 동박새와 똑같은 목각 60점을 제작해 전시했다.

지난 2115년 개관한 신안 철새 전시관은 멸종위기종인 매를 비롯해 철새표본 250여점이 전시중이다. 철새들의 휴식처, 흑산도를 세계적인 철새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문을 열고 운영중이다. 전시실과 수장고, 디오라마, 철새표본 등을 갖췄다.

신안군에서 번식하는 조류와 이동철새, 희귀조류 표본, 철새피해예방 노력, 환경보호 인식 등에 대한 이야기의 장도 마련돼 있다.

법정스님과 흑산 동박새의 인연 설명,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나는 세계의 조류 등을 둘러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열두굽이 길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자동차는 힘에 부쳐 헉헉 대고 오른다. 흑산도의 명물, 꿈결보다 아름다운 길이다. 진리에서 예리를 잇는 군도 28호선으로 길이가 무려 25.4km에 이른다.

해안일주도로는 흑산면민의 자부심이다. 지난 1984년 첫 삽을 떠 자그마치 27년만인 2010년 비로소 온전한 길이 놓였다.

상라봉 전망대 입구에 멈추니 아니나 다를까,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귓전을 울린다. 흑산도 아가씨노래비가 바다를 향해 우뚝 섰고 가수 이미자의 핸드프린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에서 2번째로 ‘전망 좋은’ 화장실 안내판이 익살스럽다.

상라봉 전망대로 가는 길은 가파르나 그리 멀지 않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는 가히 황홀경이다. 흑산도의 바다와 산, 그 아래 자리 잡은 마을까지 비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북적이는 예리항과 멋스러운 진리항을 눈에 담고 뒤돌아서면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살에 빛나는 대장도와 소장도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저 멀리 등산로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쌓았다는 상라산성(반월성)의 흔적도 남아있다. 산성 주변에 봉수대와 제사터 등이 발견돼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크다.



/신안=이주열 기자

흑산도 상라봉 12굽이고개길과 흑산항.
흑산도 상라봉 12굽이고개길.
세계에서 2번째로 전망좋은 화장실
신안철새박물관
1960년대 예리 서당골 모습.
예리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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