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올해 장마는 큰 탈 없이 지나가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작년에 겪은 사상 최장이었던 장마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에서 장마전선 영향으로 시간당 400~500㎜의 폭우가 내려 사상자가 속출했다는 소식에 동병상련의 아픔도 느낀다.

장마가 다행히 예년 수준으로 지나간다면 이어서는 폭염이 몰아칠 것이라고도 한다. 올여름도 전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 여름을 지냈다던 캐나다 남서부는 갑자기 평년기온의 3배나 오른 49℃의 폭염에 사망자가 속출해 도시는 마비되다시피 됐고, 미국 남서부의 경우 통상 더위가 본격화하는 7월 말부터 산불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벌써 캘리포니아 지역에 산불이 발생해 1만3,300에이커를 태웠다는 보도가 국제면을 채우고 있다. 미국 전역 12개 주에서 48개의 대형 산불로 66만1,400에이커가 불탔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북미뿐 아니라 이미 몇 년 전부터 중동, 아시아, 유럽 등은 물론 남극에서조차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대응이 시급한 이유다.

-강력한 탄소감축 정책 필요

작년 한 해 한반도에서 측정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상청의 ‘2020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4ppm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7% 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히려 2.7ppm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번 배출되면 200년 이상 대기에 누적돼 있는 이산화탄소의 특성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좀 더 파격적이고 더 강력한 배출량 저감정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3%에 불과한 것에 비추면 이미 전체 발전량의 40.4%를 재생에너지로 보급하고 있는 독일 사례는 지금부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하겠다.

지난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에너지전환정책을 실시해온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 폐쇄 △2050년까지 온실가스 1990년 대비 80% 이상 감축을 골자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해왔다. 2020년까지 소비전력의 3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목표가 예정보다 1년 빠르게 약 10%나 초과 달성해서 최근 개정안을 발표하고, 더 상향된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설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감축·적응에 대한 이해 필요

독일 정책이 성공을 거두는 데는 우리보다 전기요금을 세배나 비싸게 내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바탕이 된 것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는 늦었지만,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후 출범한 대통력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감축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탄소중립위는 당면과제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계획’ 마련에 있어 더 강력한 감축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기존 화석에너지 기반의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신에너지정책에 불편함을 느끼는 민원이 있다면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점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에너지를 과소비하지 않았는지 성찰할 필요도 필요하다. 그리고 시민 모두가 녹색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로 나설 때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지켜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