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길용현 기자]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전남지역 농어촌의 공동화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에 흉물로 전락한 빈집이 12만동에 달해 민선 7기 전남도가 역점 추진중인 ‘살고싶은 농·산어촌’구현을 역행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빈집이 장기간 방치 되다 보니 붕괴와 화재 위험이 상존해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작 정비·활용을 위한 예산과 실적은 갈수록 줄고 있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남도와 김용호 전남도의원(강진2)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빈집은 약 152만여동에 달하며 도내에는 12만 1,800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중 4위이며, 주택 수 대비 빈집 비율은 14.3%에 달해 전국 평균 7.4%의 두배에 육박했다.

나주시 20%, 강진군 17% 등 도내 절반이 넘는 시·군은 도 평균인 14%를 훌쩍 넘겼다.

이와함께 도내 빈집은 2018년 8,399동, 2019년 1만동, 지난해에는 1만4,727동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급증하는 빈집의 장기간 방치는 주거환경 악화·붕괴 등 안전위험과 환경피해·미관 저해, 범죄·재해 증가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빈집은 ‘지방 소멸’이 현실화 하고 있다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구 감소 원인 뿐아니라 고령 주민의 사망이나 이주 등으로 농어촌 지역의 빈집이 늘어나면 동네의 자산가치가 하락한다.

그 결과 유출인구가 유입인구보다 많아지는 등 농어촌지역의 고령화·공동화가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빈집은 사유지라 집을 비우는 것도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에 속해 지자체 차원에서 철거 등 해결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방치된 빈집 정비·철거 등 관련 사업의 예산·실적은 해가 거듭될 수록 줄어들고 있다.

빈집 정비·철거 실적은 2018년 1,518동에서 2020년 1,443동으로 줄었고 사업비 또한 2019년 20억 6,400만원에서 2020년 20억 2,100만원으로 감소했다.

김용호 전남도의원은 “빈집철거 후 대부분 주차장, 공원, 쉼터 등 공용용지로 이용하고 있으나 보다 가치 있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며 “전남 농어촌이 소멸위기까지 직면한 상황에서 빈집문제에 대해 긴장감을 갖고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빈집 정비·활용 정책을 구체화 하고 소유자의 자발적 관리를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문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순한 빈집 정비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농촌 주거환경 개선을 염두에 두고 빈집 혹은 철거 이후 나대지 등 빈집 관련 자산을 농촌 지역사회 개선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지역사회 주체들이 빈집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도록 독려하고 지자체가 행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수행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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