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성범죄의 시작점 |
| 2021년 04월 14일(수) 1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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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grooming)은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다듬어주는 것’에서 유래된 용어로, 성범죄에서 잠재적 가해자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과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수법으로 ‘다듬다, 길들이다’는 뜻으로 쓰인다. 즉, 성인이 인터넷이나 다른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여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상에서 성적 접촉을 목적으로 신뢰 관계 및 감정적 교류를 나누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루밍을 통한 성적 착취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학대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호감을 느끼거나 신뢰하고 있어 스스로 학대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자발적 동의로 보일 수 있다. 때로는 가해자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루밍은 성적 동기를 제외하고 보통 사람들의 행동 연속선 상의 일부나 다름없다. 아동이 원하는 것을 얻는 방식,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시키는 방식, 남녀가 의사소통하는 방식, 관계를 새로 형성하는 방식 등 우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으로 일상적 행동을 구성하므로 실제 학대가 일어나기 전에는 대부분 착취 사실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가해자는 진로나 학교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적 호기심으로 다가가거나 게임머니, 모바일쿠폰, 선물, 용돈, 음식, 숙소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관심 보이기, 대화 상대되기나 칭찬, 인정, 사귀는 사이로 만들기도 한다. 실제 경찰학연구소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온라인 그루밍 피해자의 33%가 가해자를 모르고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 학생 피해 심각-
그루밍 범죄는 ‘피해자 물색하고 접근하기-신뢰 쌓기-욕구 충족시키기-고립하기-자연스러운 신체접촉 유도하며 성적인 관계 형성-회유·협박 통한 통제’ 등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영국기반 수사팀에 따르면 온라인 그루머들은 불과 30분 만에 만남을 위해 아동을 설득할 수 있으며, 아동을 완전히 설득하는데 1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런던 미들섹스대학교 연구에서도 가해자들은 온라인에서 아동과 채팅을 할 때 불과 3분 만에 성적인 주제를 꺼내며 8분 만에 유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루밍은 이제 성착취 공간으로 시·공간에도 제약이 없고, 익명성과 1대 1 공간을 활용하여 온갖 성착취와 성학대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온라인을 더이상 오프라인 성범죄의 예비행위라고만 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의 등교축소와 함께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미디어 접촉빈도가 잦아짐에 따라 온라인 성폭력 피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8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온라인 미디어 접촉이 2018년 17.1%에 비해 2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성인용 영상물 이용과 관련해 초등학생 이용률이 33.8%로 2018년(19.6%)에 비해 급증했다. 온라인 성폭력 피해는 여학생이 2018년 24.2%에서 2020년 58.4%로, 남학생은 같은 기간 8.3%에서 19.85로 증가했다. 성관계 시도나 스토킹 등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장소로 온라인 공간(4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럼에도 SNS·채팅 앱 등에서 피해자를 유인하여 강간이나 성착취물 제작범죄 등이 발생하기 전에는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은 한계다.
-사회적 보호 기틀 마련되길-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불법촬영 및 배포, 성적 대화나 행위를 유도하는 온라인 그루밍 등 디지털 성범죄가 폭증함에 따라 권익침해 방지과를 신설하여 부처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와 관련된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으며, 범죄 혐의점이 충분히 있는 경우 법원허가를 받아 신분을 위장해 수사가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9월 24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아동·청소년을 유인해 성범죄 등에 노출시켜 길들이는 그루밍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법적 시스템이 심각한 성범죄와 그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 사회적 기틀 마련의 근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그루밍을 통한 성적 착취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학대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호감을 느끼거나 신뢰하고 있어 스스로 학대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자발적 동의로 보일 수 있다. 때로는 가해자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루밍은 성적 동기를 제외하고 보통 사람들의 행동 연속선 상의 일부나 다름없다. 아동이 원하는 것을 얻는 방식,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시키는 방식, 남녀가 의사소통하는 방식, 관계를 새로 형성하는 방식 등 우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으로 일상적 행동을 구성하므로 실제 학대가 일어나기 전에는 대부분 착취 사실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가해자는 진로나 학교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적 호기심으로 다가가거나 게임머니, 모바일쿠폰, 선물, 용돈, 음식, 숙소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관심 보이기, 대화 상대되기나 칭찬, 인정, 사귀는 사이로 만들기도 한다. 실제 경찰학연구소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온라인 그루밍 피해자의 33%가 가해자를 모르고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 학생 피해 심각-
그루밍 범죄는 ‘피해자 물색하고 접근하기-신뢰 쌓기-욕구 충족시키기-고립하기-자연스러운 신체접촉 유도하며 성적인 관계 형성-회유·협박 통한 통제’ 등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영국기반 수사팀에 따르면 온라인 그루머들은 불과 30분 만에 만남을 위해 아동을 설득할 수 있으며, 아동을 완전히 설득하는데 1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런던 미들섹스대학교 연구에서도 가해자들은 온라인에서 아동과 채팅을 할 때 불과 3분 만에 성적인 주제를 꺼내며 8분 만에 유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루밍은 이제 성착취 공간으로 시·공간에도 제약이 없고, 익명성과 1대 1 공간을 활용하여 온갖 성착취와 성학대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온라인을 더이상 오프라인 성범죄의 예비행위라고만 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의 등교축소와 함께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미디어 접촉빈도가 잦아짐에 따라 온라인 성폭력 피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8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온라인 미디어 접촉이 2018년 17.1%에 비해 2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성인용 영상물 이용과 관련해 초등학생 이용률이 33.8%로 2018년(19.6%)에 비해 급증했다. 온라인 성폭력 피해는 여학생이 2018년 24.2%에서 2020년 58.4%로, 남학생은 같은 기간 8.3%에서 19.85로 증가했다. 성관계 시도나 스토킹 등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장소로 온라인 공간(4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럼에도 SNS·채팅 앱 등에서 피해자를 유인하여 강간이나 성착취물 제작범죄 등이 발생하기 전에는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은 한계다.
-사회적 보호 기틀 마련되길-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불법촬영 및 배포, 성적 대화나 행위를 유도하는 온라인 그루밍 등 디지털 성범죄가 폭증함에 따라 권익침해 방지과를 신설하여 부처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와 관련된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으며, 범죄 혐의점이 충분히 있는 경우 법원허가를 받아 신분을 위장해 수사가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9월 24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아동·청소년을 유인해 성범죄 등에 노출시켜 길들이는 그루밍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법적 시스템이 심각한 성범죄와 그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 사회적 기틀 마련의 근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대유민 전남청소년성문화센터장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