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지자체가 ‘금연아파트’를 경쟁적으로 지정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연아파트는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입주한 주민들 중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은 아파트 단지의 경우 관련 서류를 보건소에 제출하면 자치구에서 해당 아파트를 금연아파트로 지정할 수 있다.

현재 광주에만 총 65개소가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최소 14개소가 추가 지정될 예정이다.

금연아파트는 공용공간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4개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실질적으로 흡연을 하는 주민은 드물다. 오히려 단속대상 지역이 아닌 집 안의 화장실, 베란다 등지에서 담배를 피워 층간 흡연문제로 인한 주민 간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광주분쟁해결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층간 소음이 584건으로 가장 많았고, 흡연 피해도 122건이나 접수됐다.

이와 함께 일선 지자체에서 지난 5년간 단속 실적이 전무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속은 단속지도원이 흡연 장면을 현장에서 적발,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인력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각 보건소마다 단속지도원이 5~6명에 불과해 넓은 구역을 홀로 담당하고 있어 실질적인 현장 적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주민이나 경비원 등이 전화나 사진, 동영상을 촬영해 신고하더라도 흡연자를 단속할 수 없기 때문에 각 지자체도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금연 분위기 동참을 위한 홍보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보건소 인력 증원을 통한 단속 실적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금연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또 흡연자를 금연 프로그램에 연계시키는 등 적극적인 행보도 필요하다.

각 지자체는 금연아파트 지정에 그치지 말고 그에 알맞은 실효적인 정책을 실시,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행정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김종찬 사회부 기자